US아마추어 챔피언 양건, 결승전에서 페널티 받을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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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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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트 때 캐디가 뒤에 바짝 서 ‘원조’…경기위원 도움으로 벌타 면해

양건이 2014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배수구로 방해를 받자 드롭하고 있다. 그 왼쪽 빨간 빕을 입은 사람이 캐디 리처드 그라이스다. 그라이스는 이날 양건이 샷을 할때 몇 차례 바짝 뒤에 서있어 보는 사람들을 조마조마하게 했다.
                                                                                         [사진=USGA 홈페이지]



2014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양건(21·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2)이 결승전에서 하마터면 벌타를 받을 뻔한 사실이 미국 골프위크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다.

양건은 지난주 미국 조지아주 존스 크릭의 애틀랜타 어슬레틱클럽 하일랜즈코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 출전해 무려 여섯 차례의 매치를 승리로 장식하고 우승컵을 안았다.

17일(현지시간) 열린 그의 결승전 상대는 코리 코너스(캐나다)였다. 코너스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4강에 오른 아마추어 강호다.

결승전은 오전 18홀, 오후 18홀 등 36홀 매치플레이로 진행됐다.

오전 18홀 매치를 1홀차로 앞선 양건은 오후 매치에서 비로 경기가 97분 중단된 후 11번홀(파4, 이날 29번째 홀) 플레이를 속개했다. 당시까지도 양건이 1업으로 코너스를 리드했다.

양건의 두 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들어갔고 벙커샷은 홀을 4.5m 지나쳤다. 양건이 파퍼트를 하려고 셋업한 순간 그 조를 따라다디던 경기위원 톰 오툴 주니어가 뛰어왔다. 톰 오툴 주니어는 미국골프협회(USGA) 회장이기도 하다. USGA 임원들은 종종 USGA가 주최하는 챔피언십 대회에 경기위원으로 나선다.

오툴은 양건에게 양해를 구한 후 양건의 캐디에게 다가가 “선수 뒤에 서있으면 안된다”고 알렸다.

양건의 캐디는 애틀랜타 어슬레틱클럽의 회원인 아마추어 리처드 그라이스(55)였다. 그라이스는 핸디캡 9로 변호사였지만,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캐디’였다. 이날도 그라이스는 양건이 샷을 할 때 몇 차례 뒤에 서있었고, 톰 오툴은 그 장면을 보고도 중대한 규칙위반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으나, 이번에는 달려와 어드바이스를 해준 것이다.

골프규칙 14-2b에는 ‘자신의 캐디, 자신의 파트너나 파트너의 캐디를 플레이 선 또는 퍼트 선의 볼 후방 연장선 위나 그 가까이에 세워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위반시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2벌타, 매치플레이에서는 그 홀의 패(敗)가 부과된다.

당시 양건의 캐디는 양건 뒤에 바짝 붙어 서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나 상대선수가 어필하면 꼼짝없이 규칙위반으로 걸릴 판이었다.

톰 오툴이 캐디에게 지적해주기 위해 달려가자 양건은 셋업을 풀었고 캐디를 몇걸음 물러나게 한 후 다시 어드레스를 했다. 양건은 파세이브 퍼트를 성공, 코너스와 그 홀을 비겼다.

경기위원이 조언하지 않고, 상대선수나 시청자가 규칙위반을 지적했으면 양건은 그 홀에서 패를 당했을 것이고, 그러면 두 선수는 그 홀까지 ‘올 스퀘어’(무승부)가 될 판이었다. 물론 그렇게 되면 그 나머지 홀에서 매치가 어떻게 전개됐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종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양건은 2&1로 이겼다).

톰 오툴은 이에 대해 “USGA에서는 선수가 규칙위반을 하는 것을 가능하면 막는 것이 오랜 전통이고, 그것은 우리의 철학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양건은 내년 마스터스에서도 그라이스에게 백을 메게 할 것이라고 했다. 마스터스에서는 아마추어 캐디의 실수를 봐주지 않는다. 이번 일이 양건에게 큰 교훈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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