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속 '반도체·이차전지'에 몰린 투심… 전문가 "취약한 상승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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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3-05-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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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외국인과 기관은 반도체, 개인은 이차전지 업종 위주로 투심이 몰린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2550~2570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에 따른 영향을 비롯해 각종 불확실성으로 두 업종의 상승만으로는 좀처럼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과거와 달리 특정 종목 위주로 지수 상승이 매우 협소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긍정적이지 못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2~26일) 동안 코스피는 2501.53에서 2558.81로 2.29% 상승했다. 전년 같은 기간 0.34%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맞지만 지난 18일 2500선으로 반등한 뒤부터는 줄곧 2550~2570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해당 기간 중 최고치는 2567.55(23일), 최저치는 2475.42(12일)를 기록했다.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는 이차전지와 반도체 위주로만 움직이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증권시장을 통틀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포스코홀딩스로 총 4조50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에코프로(2조960억원), 에코프로비엠(1조480억원), 포스코퓨처엠(4780억원) 등 코스피와 코스닥을 막론하고 모두 이차전지 업종이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 업종들은 상위권에 있어도 10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대에 그쳤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반도체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9조7810억원어치 순매수하고 SK하이닉스를 1조80억원어치 매집해 해당 종목은 각각 외국인 순매수 1위와 3위에 올랐다. 기관은 SK하이닉스를 7020억원어치 순매수해 오스템임플란트(7360억원)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이차전지 대 반도체’라는 양극단 투심 현상은 연초부터 이어졌다. 그만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여파로 갈 곳을 잃은 투자자들이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특정 테마 업종에만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반도체 업종 강세에도 28일(현지시간)까지 협상이 지연됐던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 대외 변수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지수는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료=한국거래소]

국내 증시는 ‘7만전자’와 ‘10만닉스’ 돌파에도 큰 상승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지난 26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18%(1500원) 오른 7만300원, SK하이닉스는 전일보다 5.51%(5700원) 오른 10만9200원을 기록했다. 미국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기록해 두 종목 모두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0.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삼성전자가 오르면 코스피는 이에 힘입어 1% 내외로 상승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반도체 순매수, 개인의 이차전지 업종 매수 등에 힘입어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500선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술주 위주 장세가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특정 종목 위주로 지수 상승이 매우 협소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특정 종목 위주의 매매는 활발하다 볼 수 있겠지만 건강하지 못한 형태의 취약한 상승이다"고 지적했다. 

올 하반기 특정 업종과 종목에 대한 쏠림에 의한 급락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쏠림 지표 값은 0.61로 경계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코스닥은 4월 고점(1.77) 대비 1.02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쏠림 현상이 심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업종과 종목 간 주가 차별화 장세에서는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며 "쏠림 현상이 심한 업종과 종목은 지수 조정 국면에서 큰 폭으로 하락할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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