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라면시장] ②주식에서 간식으로...라면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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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21-05-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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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0년대 '삼양라면' 첫 등장 후 1980년대 최대 호황

  • 2010년대 PB상품 등 제품 다양화..."가격 인상은 부담"

[사진=삼양식품 홈페이지]

[데일리동방] 최근 라면 시장에서 비빔면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인스턴트 라면이 처음 등장한 이후 50여년 동안 매운 라면과 하얀 국물 라면, 볶음면 등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라면이 인기를 끌었다. 

1963년 9월 15일 삼양라면이 처음 출시됐다. 중량은100g, 가격은 10원이었다. 1961년 설립된 삼약식품이 2년만에 내놓은 첫 작품이다. 일본의 인스턴트 라면을 모티프로 하면서 다소 밍밍한 맛에 출시 초기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맛을 현지화하려는 거듭된 노력에다 정부의 혼분식 장려 운동이 만나면서 반세기만에 국민의 기호식품이자 식사 대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대에는 다양한 제품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삼양식품과 농심을 필두로 한국야쿠르트, 오뚜기 등이 경쟁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라면들도 이때 나왔다. 농심의 안성탕면(83년)과 짜파게티(84년), 신라면(86년) 등과 더불어 야쿠르트(팔도)의 팔도비빔면(84년), 오뚜기 진라면(88년)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1990년대 이른바 '우지파동'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라면 시장은 2000년대 들어 다시 활기를 얻는다. 2005년에는 풀무원이 기존 유탕면과 차별화하기 위해 생면으로 만든 ‘생가득 라면’을 출시하면서 라면 시장에 첫 진출했다. 삼양식품 간짬뽕, 오뚜기 컵누들 등 라면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라면 회사들이 자체 기획·생산하는 제품에서 벗어나 인기 맛집과의 컬래버레이션도 활발해졌다. 2011년에는 방송인 이경규의 아이디어로 출시한 팔도 '꼬꼬면'이 큰 인기를 끌면서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이 불기도 했다. 삼양식품의 ‘나가사끼짬뽕’과 오뚜기 ‘기스면’ 등이 이때 나왔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계가 직접 PB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한류 열풍을 타고 라면 수출도 활발해졌다. 1971년 미국을 대상으로 첫 수출에 성공한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세우면서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섰다. 오뚜기와 팔도 등도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의 경우 수출을 통해 지난해 220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붉닭볶음면'은 매운 라면 돌풍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다가 '먹방(먹는 방송)' 등을 통해 외국인에게도 알려지면서 수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라면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서민 음식'이라는 특성상 원재료 가격이 올라도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하기 어려운 점 때문에 업계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Fn)가이드에 따르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약 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2%(267억원)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약 3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제품 특성상 수출시에도 선적 비용이 큰 편이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한 데다 (서민 음식이라는 점 때문에) 가격 인상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가격을 올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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