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 비은행 '효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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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입력 2020-02-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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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상반기 5대 금융지주 모두 저축은행 보유

  • 지주 계열사 간 연계영업 시너지 효과 '으뜸'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데일리동방] 금융지주사 내의 저축은행들이 부실 계열사에서 견조한 수익을 내는 자회사로 거듭나며 그룹 내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금융지주가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져 상반기 중 5대 금융지주사들(신한ㆍKBㆍ하나ㆍ우리ㆍ농협)이 모두 저축은행을 보유하게 된다. 우리금융지주의 저축은행 인수를 기점으로 금융지주계 저축은행 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과거 금융지주에서 저축은행의 입지는 크지 않았다. 금융지주들이 2011년 부실이 난 저축은행들을 인수했기 때문에 지주 내 저축은행들의 순이익은 2014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5대 금융지주의 전체 순이익에서 저축은행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도 1%를 밑돈다. 그룹 순이익의 10% 내외를 차지하는 증권이나 생명보험에 비하면 미미한 정도다.

그러나 최근 금융지주들이 금융지주 내 계열사간 칸막이를 없애고 그룹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을 강화하면서 저축은행도 금융지주 내에서 점점 공고히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작은 순익 비중에도 금융지주가 저축은행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영업 시너지 때문이다. 한 예로 A라는 고객이 5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는데 은행에서 3000만원만 대출이 가능할 경우, 금융지주 내 저축은행에서 나머지 2000만원 대출이 가능한지 조회한 후 고객을 연계할 수 있다. 은행에서 놓치는 고객을 지주 내에서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신한저축은행은 신한금융의 '스마트대출마당' 플랫폼으로 신한은행의 저금리 신용대출부터 카드, 생명, 저축은행 등 그룹사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조합해 패키지로 제공한다. 아울러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대출 상품인 '허그론'도 제공한다. '허그론'은 신한은행 창구에서 한도와 금리를 조회한 고객을 신한저축은행으로 연계해 주는 대출상품이다.

KB저축은행도 은행 연계대출로 '원스탁'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 대출이 거절됐을 경우 그룹 내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가운데 대출이 가능한지 한번에 조회하고, 가능 한도나 금리를 보고서 2금융권 대출로 연계할 수 있다.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지주 내 은행과의 연계영업으로 우량 고객을 보다 쉽게 유치할 수 있고, 금리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6일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한눈에' 공시 자료에 따르면 KB·신한·하나·NH저축은행 등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2.97%~16.03%로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최대 6%까지 차이를 보였다.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서도 저축은행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은행권 성장 동력이 약화하며 비은행 부문에서의 실적 개선 필요성이 불거진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은 비중에서는 작지만 견조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저축은행은 206억원, KB저축은행은 134억원, 하나저축은행은 111억원, NH저축은행은 130억원의 2019년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을 올렸다.

한 대형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출의 폭도 넓어지고 저축은행 자체의 이미지도 많이 개선된 측면이 있다"며 "저축은행만의 고유한 사업영역을 지켜가면서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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