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최첨단 얼굴인식, 미세먼지에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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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19-04-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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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문인식 없어 황사마스크 쓴 채 오픈 불가능…"다양한 보안기능으로 선택권 늘려야"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주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데일리동방] #. 회사원 최수지(28·가명) 씨는 요즘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를 거의 매일 착용하고 다닌다. 그런데 미세먼지 때문에 착용한 마스크로 인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가 너무 불편해졌다.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스마트폰을 열 때마다 마스크를 벗어야만 했다. 최씨가 사용중인 아이폰 XS(텐에스)의 얼굴인식 잠금해제 기능 ‘페이스 ID’ 때문이다. 최씨는 실외에서 아이폰 화면을 열기 위해 마스크 벗고 쓰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는 “아이폰 8까지는 있었던 지문인식 기능 ‘터치 ID’가 없어진 상황에서 미세먼지로 인해 아이폰 사용 경험이 퇴보한 느낌”이라며 “얼굴인식으로 대체되는 카카오톡 비밀번호를 최근 없앤 데 이어 아이폰 자체 비밀번호도 지울까 고민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첨단 보안 기술인 얼굴인식이 미세먼지 마스크에 가로막히고 있다. 대기오염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만큼 지문인식 병행을 포함한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술 집약 얼굴인식, 마스크 앞에 무용지물

애플은 2017년 출시한 아이폰 X(텐)부터 지문인식 잠금해제를 얼굴인식으로 대체했다. 전화기 전면의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 시스템이 사용자 얼굴에 3만개의 점을 쏘아 얼굴 형태와 깊이를 확인한다. 이때 아이폰은 적외선 조명을 비추므로 어두운 곳에서도 막힘없이 얼굴을 식별한다. 이 때문에 은행 등 각종 앱의 잠금해제나 결제 등에도 페이스 ID가 쓰인다.

문제는 마스크를 쓸 때 발생한다. 아이폰은 사용자의 머리 염색이나 안경・모자・선글라스 착용 같은 외모 변화를 학습하며 잠금을 풀어준다. 반면 마스크는 얼굴 대부분을 가리기 때문에 잠금 해제가 불가능하다.

물론 방법은 있다. ‘대체 외모 설정’으로 마스크 쓴 얼굴을 등록할 수 있다. 하지만 얼굴인식 기능의 특성상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인식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씨는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를 위해 누운 상태의 얼굴을 대체외모로 설정해 이 방법마저 쓸 수가 없다. 페이스 ID는 얼굴인식 기술 중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애플 특유의 미니멀리즘(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한국의 미세먼지 속에서 제기능을 못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대 다섯개의 지문을 등록할 수 있는 구형 기기의 터치 ID가 낫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기존 아이폰 홈버튼에 통합된 터치 ID는 2013년 출시된 아이폰 5s에 처음 적용됐다.

국내 경쟁사들은 주력 스마트폰에 얼굴인식 기능을 적용하면서도 지문인식 기능은 남겨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10에 얼굴 인식 기능을 유지하고, 기존 지문 인식 장치를 초음파 센서로 바꿔 화면 아래에 심었다. S10e의 지문 센서는 제품 측면 전원 버튼에 내장돼 있다.

LG전자 G8 씽큐(ThinQ)는 손바닥 혈관 정보 인식 기술인 ‘핸드 아이디’와 제품 뒷면의 지문인식 센서, 얼굴 인식 ‘페이스 언락’ 등을 적용했다.
 

애플 아이폰의 얼굴인식 잠금해제 기능 '페이스 ID'가 미세먼지 마스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애플 누리집 캡처]

◆다양한 보안기능으로 소비자 선택 늘려야

업계에선 제조사의 보안방식 다양화와 정부 규제가 맞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안 수준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한편 정부 역시 제조사에 미세먼지를 고려한 보안 방식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강장묵 남서울대 빅데이터산업보안학과 교수는 “디지털 보안 수준은 사용 주체와 다루는 정보・목적에 따라 상대적”이라며 “나무로 된 칼을 무거운 철 방패로 막을 필요가 없듯이 제조업체는 사용자가 다양한 보안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해외에선 촬영음이 없는 아이폰을 한국에선 셔터음을 넣어 출시해야 하듯이 정부가 전파인증 등 출시 조건에 황사마스크를 고려한 대책 마련을 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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