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세 모녀' 사건 ​5년 만에 다시…월세방 모녀 비극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송종호 기자
입력 2019-01-22 12: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복지 사각지대’ 여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송파 세모 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5년 만에 또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진은 기사와 관계가 없습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일명 ‘송파 세 모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5년.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또 한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3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 주택가의 한 반지하 월세방에서 김모 씨(82)와 딸 최모 씨(56)가 숨져 있던 것을 집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모녀의 사인에 대한 1차 소견을 질식사로 봤다. 경찰은 외부인 침입 흔적 등 여러 사정을 확인한 결과 타살 정황이 없어, 동반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녀는 15년간 33m²(약 10평) 남짓한 반지하 집에서 단둘이 지내며, 이웃과 교류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는 치매를 앓았다.

이들에게 정부 지원은 김 씨 앞으로 지급된 노인 기초연금 25만원이 전부였다.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부양능력이 없고 소득인정액이 기준 이하인 가구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모녀의 소득 수준을 파악할 수 없었다. 모녀가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금융거래정보 제공 동의서 등 소득 열람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주민센터에서는 공과금이 체납된 가정을 위기가구로 지정해 방문 조사를 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생계비, 주거비 등을 지원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모녀는 이 같은 지원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모녀는 공과금을 체납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 씨 모녀는 월세방 보증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집주인에게서 돈을 빌려 생활비를 사용했다.

김 씨는 중랑구보건소에 설치된 치매안심센터에도 등록돼 있지 않았다. 보건소 측은 중랑구 거주 65세 노인에 대한 살펴볼 인력 부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시는 ‘송파 세 모녀’ 사건 직후 위기 가정을 찾아다니는 인력을 자치구마다 배치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복지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정을 찾아내고 지원해 ‘제2의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막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랑구 망우동 김 씨 모녀의 극단적 선택을 막지 못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