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가 없어도…삼성의 투자는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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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1-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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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에 18조원이상 투자 유력

  • 이재용 부회장과 특검 모두 재상고 포기...내년 7월 출소

‘총수 부재’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가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최대 경쟁사인 대만 TSMC의 과감한 투자에 뒤질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다.

25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미국에 적게는 11조원, 많게는 18조원 이상 투자를 단행해 반도체 공장 건립에 착수할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30조원 이상 투자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일 평택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둘째)이 반도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약 18조8000억원)를 들여 미국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 뉴욕주에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같은 날 “삼성전자가 100억 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입해 텍사스주 오스틴공장에 파운드리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는 올해 증설을 시작해 이르면 2023년 신규 라인을 완성하고 최첨단 3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1m) 반도체 양산 계획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 공장 인근 용지 약 104만4088㎡도 지난 10월 매입했다. 삼성전자는 “투자 규모와 시기 등 아무것도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는 삼성의 미국 투자를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본다.

무엇보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이 예견된 상태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글로벌 경기가 작년 하반기부터 급속도로 살아난 덕분이다. 자동차 전장 부문과 5G 통신·인공지능(AI)·자율주행·클라우드 등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반도체 업체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점유율 54%)는 올해만 최대 280억 달러(약 30조9000억원)의 설비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이는 전년 대비 62% 늘어난 규모로, 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를 완전히 따돌리겠다는 각오다.

미국 투자의 경우, 이미 지난해 12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5nm 공정을 위한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오는 2024년 양산이 목표다. 일본에서도 현지 장비업체와 협업해 기타큐슈에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TSMC의 압박과 함께 조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미국 투자에 용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정부도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다. 그의 대선 공약은 ‘미국인에 의한 미국 내 제조(Made in All of America)’이었다. 자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도 발의돼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오는 28일 작년 4분기 실적 확정치 발표 자리에서 올해 투자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5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해 재상고를 포기했다. 특검도 이날 재상고하지 않으면서 2년6개월 실형 선고가 확정됐다. 이 부회장은 이미 항소심 전에 1년을 복역했기에, 별도의 가석방이나 사면이 없으면 내년 7월 출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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