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빠르면 이달 중 임시 금통위···1% 금리시대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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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3-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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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규모 부양 금융위기 이후 10년···FOMC서 추가인하 고려

  • 한국, 가계부채·부동산시장 과열 감안···인하 수준 0.25%p 전망

미국에 이어 글로벌 주요국들이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면서, 한국은행의 선제적인 통화정책 대응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경기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코로나19에 대한 영향이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큰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해 한시바삐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이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사상 첫 기준금리 1%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한 지 10여년 만에 사실상 두 번째 양적완화를 단행하게 되는 셈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사전 예고 없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는 '빅 컷(Big cut)'을 단행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이날 회의에서 이 총재는 "코로나19의 전개 양상과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시장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의 원론적인 발표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달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할 것인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임시 금통위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기보다는 상당한 가능성을 열어놓은 답변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0월 임시 금통위를 열고 당시 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4.25%로 0.75%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국제금융시장이 급변하면서 실물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임시 금통위를 개최할 명분은 만들어졌다. 미국의 '빅 컷'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가늠자인 미국이 먼저 움직인 데다 주요 7개국(G7)도 미국과 유사한 통화정책을 활용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통화정책을 판단해야 할 충분한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아울러 연준은 오는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 포인트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만약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 수준으로 현재 1.25%인 우리나라 기준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국내에 투자된 글로벌 유동자금 상당량이 국내를 이탈할 우려가 있다. 4월 9일 정기 금통위 이전 3월 하반기 임시 금통위를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사진=한국은행]

빠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0.5% 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나 국내에서는 가계부채 상황과 부동산 시장 과열 가능성을 감안하면 0.25% 포인트 수준의 인하가 예상된다.

인하폭이 0.25% 포인트에 그치더라도 우리나라는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 1%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경험하는 수준의 양적완화가 단행된다는 의미다.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실현되지 않았던 수준의 양적완화다. 당시 한은은 2008년 8월부터 2009년 2월까지 7차례에 걸쳐 5.2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2%까지 3.25% 포인트 급격히 조정했다. 이후 기준금리는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7월부터 다시 인하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08~2009년 기준금리 인하폭이 엄청나게 컸다면, 지금은 기준금리 수준 자체가 대단한 셈"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이후가 1차 양적완화 시기라면, 코로나19로 촉발된 현재의 위기는 2차 양적완화로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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