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중동붐 타고…'기회의 땅' 사우디 밟는 종합상사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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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9-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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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미래신도시 대규모 투자…철강수요 급증에 눈독

  • 삼성물산·GS글로벌 등 납품 기회·신사업 가능생 모색

고정석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왼쪽)과 김태형 GS글로벌 사장 [사진=삼성물산·GS글로벌 제공]

사우디아라비아가 국내 종합상사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우디가 '중동판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5000억 달러(약 600조원)를 들여 미래 신도시 건설에 나서면서 철강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주력 사업인 무역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종합상사 최고경영자들은 잇따라 사우디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달 말에 고정석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이 사우디의 수도인 리야드를 찾은 데 이어 이달 초에는 김태형 GS글로벌 사장도 현지를 방문했다.

이들은 각각 사우디 정부 관계자 및 거래선을 만나 사업을 논의하는 한편 현지 사업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고 사장과 김 사장이 현지에서 추가 납품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신사업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사우디, 미래 신도시에 5000억 달러 투입…국내 건설·상사 업계 '눈독'

종합상사가 사우디에 주목하는 것은 막대한 시장성 때문이다. 사우디 정부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준비를 목표로 '비전 2030'을 선포한 바 있다. 총 7000억 달러가 투입되고, 이 가운데 미래 신도시 '네옴(NEOM)' 건설에만 무려 5000억 달러가 쓰인다.

국내 기업들은 사우디의 사회간접자본(SOC) 수요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부총리가 방한하자 건설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삼성그룹과 GS그룹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을 찾아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방한 중인 빈 살만 왕세자를 서울 용산구 승지원으로 초청한 데 이어 지난 17일에도 사우디 현지에서 3개월만에 회동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GS그룹 또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에너지 및 투자 분야' 사업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업무협약을 계기로 석유 및 가스 등 에너지 사업 뿐만 아니라 건설, 무역 등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현재 삼성과 GS의 건설 계열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 역시 사우디에서 도로와 교량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지역에서만 100억 달러 수준의 수주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 내년 준공을 목표로 리야드에서 도심 지하철 3개 노선을 시공 중이다.

◆ 추가 납품 모색 이어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사업 가능성도

건설사를 계열사로 둔 종합상사도 덩달아 활발하게 철강을 중개하는 중이다. 특히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경우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의 약진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가 '탈석유'를 꾀하며 국가 에너지원을 신재생으로 전환하는 '에너지 트랜스포메이션' 기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2023년까지 9.5GW의 태양광·풍력 발전 시설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대규모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삼성물산은 2017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주에 신재생에너지 복합발전시설을 지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종합상사의 손을 잡고 사우디 공략에 나선 데에는 그룹 차원의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상사 측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추가 발주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최근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상사 측 역시 고마진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윈윈' 관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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