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동결 결정…韓銀도 운신의 폭 넓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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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양성모 기자
입력 2019-05-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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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의장 추가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

  • 경기위축에 압박받던 한은도 한숨돌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2.25∼2.5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목표치를 밑도는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연준은 "전반적 인플레이션과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인플레이션 모두 떨어지면서 (연준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3월 전년동월대비 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14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사진=AP·연합뉴스]


연준이 이날 성명에서 저물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연준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FOMC 성명서 발표 뒤 급락했으며, 달러화 가치도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본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70%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성명 발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지지부진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파월 의장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정책적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저물가는) 일시적 요인이 작용한 것일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몇 가지 이슈가 인플레이션의 상승을 막고 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근접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파월 의장이 사실상 금리인하 가능성을 부정하자 주가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국채금리는 반등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2.30%선으로 치솟았다. 금리 선물시장에서 본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도 40% 이하로 급락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저물가가 지속될 경우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기준금리가 연준의 실질적 중립금리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결국 '긴축'을 지속하는 셈이 된다고 블룸버그는 최근 지적했다.

한편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에 ‘제19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피지를 방문 중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예상에 어긋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경기확장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해왔지만, 연준이 금리동결을 결정하면서 금리인하 압력을 받아온 한은 입장에서도 운신의 폭이 커졌다는 평가다. 부담을 덜어낸 만큼 기준금리 동결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없다’고 일축해왔다.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경기 물가에 대한 전망, 금융안정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로 역성장하는 등 경기둔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은에 대한 금리인하 압력도 높아지고 있던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 총재는 2분기부터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표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진 연내 동결기조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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