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대립이냐 협력이냐, 기로에선 택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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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3-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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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와 싸우나 손잡나, 택시업계 의견 양극화

  • 신규 택시 서비스 아닌 사실상 요금 인상.. 시민들 불만 나와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21일 광화문에서 '3.7카풀합의 거부 타다 추방 결의대회'를 개최했다.[사진=강일용 기자]

택시업계가 기로에 섰다. 카카오와 협력해 신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할 것인가, 카카오를 몰아내고 기존 시장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 업계 의견은 반반으로 나뉜다.

지난 7일 사회적대타협기구가 카풀의 제한적 허용을 담은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카풀 업체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일부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카풀, 렌터카 알선 플랫폼 업체들의 완전 퇴출을 외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카카오택시 사용 거부, 규탄 대회 등으로 정부와 업계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21일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서울 광화문에서 '임정남 열사 추모 및 3.7 카풀 합의 거부, 타다 추방 결의대회'를 열었다. 임정남 씨는 '불법 카카오 카풀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1월 9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분신한 인물이다. 다음날 숨졌다.

결의대회에 참여한 택시기사들은 "서울 개인택시는 임 열사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렌터카, 카풀 등 불법 유상운송행위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출퇴근 시간 카풀 허용, 택시노동자 월급제 도입 등을 논의한 사회적대타협기구의 합의안도 함께 비판했다.

이어 "합의문으로 인해 도로는 무법천지가 되고, 택시 산업은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국회와 국토교통부는 탈법적인 렌터카, 자가용 유상운송행위(카풀)를 즉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풀러스, 타다 등 카풀 및 렌터카 알선 플랫폼 업체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러한 움직임과 별개로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새로운 택시 서비스를 발굴하려는 택시업체들도 있다. 20일 타고솔루션즈는 카카오 택시를 운영 중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승차거부 없는 택시 웨이고 블루를 선보였다. 타고솔루션즈는 서울, 성남 지역 50개의 법인택시회사가 가맹되어 있는 국내 최대 택시운송가맹사업체다. 소속된 법인 택시 수만 4516대에 달한다.

처음 웨이고 블루는 100여대로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올해 내로 3000~4000여대로 운행 대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경기 일부 지역을 운행 범위로 한다.

타고솔루션즈와 같은 택시운송가맹사업체는 신규 서비스 제공을 명목으로 다양한 추가 비용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타고솔루션즈는 승차거부·불친절·난폭·말걸기 없는 4무(無) 서비스를 내세우며 3000~1만원의 콜비를 추가로 받는다. 콜비는 수요와 공급에 맞춰 탄력적으로 변한다.

택시업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타고솔루션즈에 금전적 투자도 단행했다.

이처럼 향후 택시업계 주도권을 쥐기 위해 일부 택시 사업자와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립하고 있지만, 양측 모두 시민들의 편의는 뒷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수 차례 열린 택시업계의 결의대회는 승차거부, 불친절 등 택시업계의 문제점에 대한 반성은 없고 오직 경쟁사 퇴출에만 초점을 맞췄다. 웨이고 블루는 당연히 불법인 승차거부를 하지 않는 대가로 추가요금을 받고 있다. 정부가 규제하는 택시요금을 우회적으로 인상한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 마포에서 만난 직장인 권기현 씨(34)는 "얼마 전 택시요금이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야간에 택시를 잡기 어렵다"며, "택시를 부르기 위해 3000~1만 원의 추가 요금을내는 것도 서민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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