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재개 기대감에 금융시장 반색..전문가들은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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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9-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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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2000억 달러 관세 부과 앞두고 중국에 대화 손짓

  • "단기적 안도감 형성하겠지만 협상 과정 어려울 듯"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폭탄관세 부과를 앞두고 중국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세계 1·2위 경제대국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정면충돌을 피할지 모른다는 소식에 금융시장은 반기는 모습이다.

13일 오후 2시 기준 일본 닛케이 지수는 1% 상승한 22829포인트를 가리키고 있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장중 1.2%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을 다소 내어주며 전일비 0.14% 오른 2659.81에 거래 중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류허 부총리 등 중국 층 협상 파트너에 양자 무역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폭탄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퍼졌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간밤 유럽 주요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고, 미국은 기술주 약세에도 불구 다우지수가 0.11% 오르며 25,998.9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2000억 달러 관세뿐 아니라, 중국의 대응에 따라 2670억 달러어치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도 부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중국을 향한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중국도 2000억 달러 관세 부과시 600억 달러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대화 제의는 추가 관세 폭탄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큰 가운데 백악관에서 '온건파'로 꼽히는 므누신 장관과 래리 커들로 미국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의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들은 미중 무역전쟁 확전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조속한 협상을 통한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한 '강경파'는 추가 관세 부과를 통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론을 한풀 꺾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가가와 무쓰미 라쿠텐 증권의 전략가는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미국의 대화 제의와 관련, 커들로 위원장은 1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바란다는 얘기가 있었고 대중 협상을 이끄는 므누신 장관이 초청장을 보냈다”면서 아직은 초기 단계라 자세히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이와 관련한 언급을 삼갔다.

일단 재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마이론 브릴리언트 부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과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간다면 미국 재계는 당연히 환영한다”면서 “뚜렷한 결실을 내지 못할지라도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미국외교협회의 에드워드 앨든 무역 전문가는 “수개월 동안 아무런 협상 없이 갈등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마침내 진지한 대화가 시작되려 한다”면서도 “쉬운 해법이 없는 만큼 길고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양국은 여러 차례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했으나 중국의 제안과 미국의 요구가 엇갈리면서 번번이 해법을 도출하지 못한 채 끝났다.

로이터에 따르면 JP모건의 타이 후이 수석 전략가는 “대화 제의가 단기적인 호재가 될 것임엔 동의하지만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한 앞서 제안했던 조건 그 이상을 내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기술산업협의회(ITIC)의 나오미 윌슨 디렉터는 백악관 내 이견을 지적했다. 그는 WSJ에 “USTR과 재무부, 상무부는 서로 다른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있다”면서 “대화를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지만 대화의 성공에 대해서는 그리 낙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전 미국 상무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중국 문제는 단기에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문제는 중간선거 내내 계속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뿐 아니라 상원까지 민주당에 내어줄 상황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중간선거에서 중국은 큰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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