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암울한 ‘경남’, 중소기업계 기술로·수출로 ‘희망’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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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범(양산,창원) 기자
입력 2018-09-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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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규 드림콘 대표가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중기중앙회 제공]


“현실은 정말 더 어렵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까지 더해져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름 기술력과 수출력으로 방도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최악의 경기 불황 속, 중소기업들이 자사가 갖고 있는 기술력으로 해외진출 확대에 나서며 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 6일, ‘불황 터널’을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경남 양산과 창원을 찾았다. 2년 전 대우조선해양의 무너진 여파가 거제, 통영을 넘어 경남 전역 중소기업계로 퍼졌기 때문이다.

실제 경남지역 중소 제조사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월 기준 ‘52’를 기록, 전체 중소기업 ‘72’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수출기업의 BSI는 7월 ‘71’로 나타나, 내수기업보다 양호한 수준이다.

바로 경남 양산에 위치한 콘택트렌즈 생산기업 ‘드림콘’과 창원에 자리 잡은 자동차부품 제조기업 ‘경한코리아’ 등의 효과다.
 

드림콘 직원이 콘택트렌즈 생산 마지막 단계인 검사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중기중앙회]


김해공항에서 약 30분 거리. 흰색 연구원복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세척실까지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이곳은 드림콘 본사다. 식품기업처럼 청결이 1번이란다.

“작은 먼지라도 들어가면 불량입니다. 우리의 힘은 바로 기술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김영규 드림콘 대표는 ’세계 최초 콘택트렌즈 유효기간 7년 인증‘을 회사 경쟁력으로 추켜세웠다. 보통 콘택트렌즈 유효기간이 3~5년이란 점에서 매우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에 더해 자체 개발한 ‘플루시어’ 생산공법으로 안전성 강화와 착용감 개선까지 더했다.

이 같은 기술력으로 드림콘은 일찌감치 해외 문을 두드렸고, 현재는 매출의 80%를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동남아시아 남미, 아랍 등 약 40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드림콘은 시장마다 수요가 다른 점에 맞춰 다양한 렌즈를 생산한다. 경쟁력 자신감이다. 이것이 어려운 시기에 불경기를 타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다.

하지만 김 대표도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부담감은 표출했다. 김 대표는 “수출기업이다 보니 잔업이 생긴다”며 “일을 못 시키게 하는 것은 정말 부담”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 일단 검사작업 분야에 자동화를 도입할 예정이다. 물론 검사 인력은 전환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경한코리아의 자동차부품 자동화 생산 공장 모습.[사진= 중기중앙회]


차량의 핸들을 돌려 서쪽 방향으로 약 1시간, 이번엔 창원 산업단지 내 경한코리아가 나타났다. 현대기아차 2차 협력사이면서 폭스바겐 1차 협력사로 최근 2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 기업이다. 이내 공장 내 똑같이 움직이는 수많은 기계들의 위용이 시야에 들어온다.

“자동차 부품을 만들어내는 자동화 시스템입니다. 스마트공장은 아닙니다.” 1세대 이상연 대표에 이어 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준형 부사장은 스마트공장에 대한 정부의 답답한 지원부터 토로했다.

이 부사장은 “근로시간 단축 제도 등으로 스마트공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에서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려면 최소 100억원이 든다. 그런데 정부에선 5000만원을 가지고 해보라고 얘기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경한코리아는 정부지원 대신 삼성SDS와 상생을 통해 스마트공장 구축을 시작했다.

이 같은 2세의 패기 경영이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에 직접 부품을 공급하게 된 경한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28억원 중 수출이 41%에 달했고, 올해는 예상매출 360억원 중 수출이 55%를 차지, 내수를 넘어설 전망이다. 역시 수출에서 활로의 답을 찾고 있다.

아쉬운 건 양사 모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부작용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족한 인력 채용이 쉽지 않은 여건이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반적인 인건비가 상승, 소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준형 경한코리아 부사장이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중기중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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