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 "여행은 희망, 인바운드 시장 경쟁력 강화할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승훈 기자
입력 2018-08-21 13: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외래관광객 2000만명 시대… 질적 성장 선도해야

  • 업계 동반성장하는 관광생태계 선순환 구조 구축

서울관광재단 이재성 대표이사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재단이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1970년에 만들어져 작년 보행길로 탈바꿈한 '서울로7017' 이미지를 배경으로 삼았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올해 5월 1일 서울관광재단이 공식 출범했다. 서울시 산하 출연기관으로 기존 주식회사 형태인 서울관광마케팅(주)의 수익성 중심에서 벗어나 관광산업 진흥이란 공익적 기능을 강화시키고자 한다. 중장기적으로 서울 관광산업의 지속적 성장의 견인이라는 큰 임무가 주어졌다. 이곳의 초대 수장으로 선임된 이재성 대표이사(59)는 전문성과 리더십, 글로벌 감각 등을 두루 갖춘 전문가다.

이달 9일로 부임한 지 100일인 이 대표는 대한민국 관광사를 다 경험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평가된다. 1985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33년간 4본부 체제로 운영 중인 한국관광공사에서 모든 본부장(경영본부, 국제관광마케팅본부, 국내산업본부, 정책사업본부)을 거쳤다. 그만큼 실무경험이 풍부하고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의미다. 2013년에는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탄탄한 이론도 겸비했다.

재단의 총괄책임자로 그동안 현장에서 겪고 배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한 이 대표는 "기존의 해외시장 홍보, MICE 유치 확대 등은 더욱 공격·전략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아울러 시장 다변화 및 경쟁력 강화, 맞춤형 특화 콘텐츠의 구축 등에도 집중하겠다"며 "시민 대상의 서비스 확대를 통해 삶에 더 밀접하게 역할하는 친근한 공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은 한마디로 "행복한 희망산업이다"

지난 20일 중구에 자리한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관광을 '아주 행복한 희망산업'이라고 요약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 업무를 시작했던 1980년대 중반만 해도 관광분야는 대중에게 익숙지 않았다. 달리 말해서 그리 폼나는 직업은 아니었다. 이른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금융권이나 법조계에 발을 들였고, 이 대표의 동창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대표는 "과거 한국관광공사가 여행사인 줄 아는 지인들도 많았다. 사회초년생으로 자존심이 지나치게 상했다. 그래서 재직한 지 10년가량은 회사를 옮겨야 하나 등으로 고민이 심했다"며 "심지어 주위 동료들이나 친구들조차 만나길 꺼렸다. 그렇지만 마음 한편엔 그리 머지않은 시기에 관광이란 일이 널리 인정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다"고 회상했다.

시간이 흘러 2005년께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한층 커지는 계기가 있었다. 바로 고등학교 반창회에서 옛 은사로부터 전해들은 진심의 칭찬이 그것이다. 이 대표는 "모임에 참석하는 동안 10년이 넘도록 그야말로 홀대를 받았다.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게 전부였다"며 "그러던 어느날 선생님이 부르더니 '네가 자랑스럽다'고 전했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막 '백일잔치'를 마친 재단의 강점으로 서울이란 한 지역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이를 '캐피털(capital) 투어리즘'으로 규정하며 "서울을 집중적으로 널리 알리고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할 수 있다. 관광공사의 경우 사업마다 형평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다 보니 전략지구처럼 집중하는 게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의 프로모션 시 네트워크가 사실상 전무한 건 취약점이자 장기적 풀어가야 할 과제로 들었다.

◆외래관광객 2000만 시대··· 질적 성장 선도해야

서울은 2014년 '1000만 외래관광객' 돌파 뒤 2000만 시대를 목전에 둔, 외래관광객 유치 규모 세계 7위의 관광도시다. 단순 수치로는 2007~2016년 10년 사이 3배가량 확대됐다. 단기간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시장의 균형발전, 질적 성숙도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에는 일본, 최근 중국에 의존한 편중된 시장이 그것이다. 아울러 숙박시설, 안내시스템 등의 제반 인프라, 서비스 마인드 및 환대의식, 콘텐츠 다양화 등 다방면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이 대표는 "출범 첫해인 올해는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향후 10년을 내다본 서울관광재단의 미션과 비전을 만들 것이다. 재단 역할을 재정립해 신규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포석을 닦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이제 질적 성장을 통해 양적인 발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서울관광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재단은 '가치관광 같이서울'이란 기치를 걸고 내발적 TF(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비전과 미션을 각각 '서울의 관광산업 진흥을 통한 지속가능한 관광도시 구현', '시민과 함께 서울관광의 가치를 높이는 전문기관'으로 정했다. 외래관광객뿐만 아니라 서울방문 외국인, 서울시민도 새로운 고객으로 정의하고 있다.

서울의 미래 먹거리산업 중의 하나로 MICE(Meeting·Incentive trip·Convention·Exhibition&Event)를 언급한 이 대표는 "참가자들의 소비지출 증대로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알렸다. 이를 위해 현대차 국제비즈니스센터,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 세텍(SETEC) 산업전시복합공간 등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MICE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했다. 문화, 스포츠, 축제 등 국제적 이벤트로 영역과 규모를 넓히고자 한다.

이재성 대표이사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재단이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인바운드 시장 다변화 화두, 맞춤형 전략 수립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주로 쇼핑과 식도락을 즐기면서 전통문화나 한류 같은 체험에도 나선다. '2017 서울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쇼핑에서는 전통시장 이용률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해(38.7%→48.2%) 백화점(44.0%), 편의점(45.6%)을 앞섰다. 재단은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원모어트립(One More Trip)', '디스커버서울패스(Discover Seoul Pass)' 등 관련 상품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재단은 방한 주요국가를 적극공략, 지속발전, 성장촉진 등 3개 시장으로 나눠 관광객 유치 전략을 세웠다. 방한 관광객 수 및 성장률, 소득수준, 지출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앞서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및 북핵 여파로 서울을 찾은 외래객이 크게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해 약 22%(1345만명→1051만명) 감소했다. 이에 따른 관광수입도 대폭 위축됐다. 중국이란 단일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에 피해가 더욱 컸다.

이 대표는 "중국과 일본에 편향돼 있던 마케팅을 동남아 및 구미주(歐美洲) 대상으로 실시해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지 온·오프라인 홍보채널을 활용해 유관기관 네트워크 구축 강화에도 힘쓴다"며 "동시에 중국은 2~3선 도시를 중심으로 현황을 예의주시하며 프로모션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일본의 경우 개별관광객을 타깃으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관광객의 도심 편중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갈등을 해소코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도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과 이화 벽화마을 주민들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사생활 침해 및 소음공해,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과잉관광 폐해 극복을 위해 관광객의 분산 유도, 지역민의 불편해소와 복지증진, 책임관광 등 의식 제고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업계 동반성장하는 관광생태계 선순환 구조 구축

재단은 관광 관련 스타트업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 체험형, ICT(정보통신기술)형 등 8개를 준비 중이다. 한류와 한복을 경험해 보거나 무장애 관광환경 조성 차원의 의미 있는 프로젝트까지 다채롭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청년 일자리가 거듭 창출될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서울관광 경제활동 지표개발 등 보다 구체화되고 실용적 연구·개발(R&D) 강화에도 주력한다. 

재단은 향후 생애주기별 교육을 형태로 한 관광아카데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평생관광학교' 개념으로 체계적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우수인력을 길러내고 창업 인큐베이팅, 취업 매칭 서비스 등의 비즈니스 지원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시민용 디스커버서울패스(DSP) 발행, 서울시민여행지원센터(가칭) 같은 휴가지원 서비스로 복지관광 기반도 마련한다.

이 대표는 "이전 서울관광마케팅이 주로 외국인의 유치 업무에 집중했다면, 재단은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그리고 인트라바운드(intrabound)가 균형 있게 동반성장하는 관광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당장 내년부터 시민 고객을 대상으로 한 체감형 사업으로 관광향유 기회를 확대하면서 관광객과 시민이 더불어 행복한 행복도시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학사(1982년)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사(2000년) △경희대 일반대학원(관광학) 박사(2013년) △한국관광공사 인사부·시드니지사·기획조정실(1985~1998년) △런던지사장·비서실장·국내사업부장(1999~2007년) △컨벤션뷰로 단장·해외마케팅실장·국내마케팅실장(2007~2011년) △정책사업본부장(2011~2014년) △국제관광마케팅본부장(2014~2015년) △부사장 겸 경영본부장(2015~2016년) △국내관광산업본부장(2016~2017년)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2018년 5월~)

이재성 대표이사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지도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