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군이 나쁜 드론 퇴치를 위해 선택한 ‘신박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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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기자
입력 2018-07-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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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창공을 가르는 ‘하늘의 제왕’이 있습니다. 빠른 속도와 뛰어난 지능으로 자신보다 훨씬 더 큰 덩치의 산양은 물론이고 여우와 늑대까지 사냥하는 검독수리가 그 주인공이죠. 그런데 프랑스에선 검독수리가 먹이가 아닌 드론을 사냥하고 있습니다.

프랑스군은 2015년 11월 발생한 파리 테러 사건 이후 각종 테러 위협에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테러리스트들이 드론을 악용, 테러 지역을 감시하거나 폭탄을 실어나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나쁜 드론을 퇴치하는 방안의 도입이 시급했습니다.
 

['드론 사냥' 훈련을 받는 검독수리. 사진=AFP]


군 당국은 몽골의 소수민족인 카자흐족이 수천 년 동안 훈련된 독수리를 이용해 야생동물을 사냥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남서부 프랑스 몽드마르상 공군 기지에선 지난 2016년부터 검독수리 4마리를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검독수리들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소설 ‘삼총사’의 주인공 이름을 따 달타냥,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로 불리고 있습니다.

프랑스군은 검독수리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드론 위에 먹이를 올려놓는 방법을 썼습니다. 드론을 마치 먹이처럼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지난해 언론에 공개된 테스트에서는 불과 20여초만에 200m 거리에 있던 달타냥이 날아와 비행 중이던 드론을 낚아챘습니다.
 

['드론 사냥' 훈련을 받는 검독수리. 사진=AFP]


2km 거리에서 사냥감의 모습을 포착하는 시력과 시속 240~320㎞에 이르는 비행속도, 성인남성 악력(43~44psi)의 15배가 넘는 악력을 갖춘 검독수리에게 드론은 사실 손쉬운 먹잇감(?)입니다. 실제 유튜브에는 야생 검독수리가 드론을 공격하는 영상이 많습니다.

프랑스군은 달타냥을 비롯한 검독수리들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에 고무돼 추가로 검독수리들을 훈련시킬 예정입니다. 군에선 검독수리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발과 발톱을 보호할 수 있는 방탄복의 소재로 만든 장갑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드론이라는 최첨단 기술로 발생한 문제를 ‘독수리 사냥’이라는 오랜 전통으로 해결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매우 신박한데요. 단언컨대 드론을 막는 안티 드론(Anti-Drone) 기술 중 가장 멋진 방법이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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