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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금융의 기본은 '고객과의 신뢰'

양성모 기자입력 : 2018-07-11 08:22수정 : 2018-07-11 08:22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아주경제DB]


미국에서 '100인의 지성인'으로 선정된 사회학자 고(故) 제임스 콜만(James S. Coleman) 교수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거래비용 감소를 위한 신뢰, 정보소통 통로가 되는 네트워크, 개인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제어하는 도덕과 규범을 강조했다.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신뢰와 관련해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 스탠퍼드대 교수는 '신뢰: 사회적 가치와 번영의 창조, 1995년'이라는 저서에서 혈연관계를 넘어서 잘 알지 못하는 사회 구성원 간에도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 번영의 요건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회, 그리고 개별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신뢰자본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금융에 있어서 신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금융이란 흑자주체와 적자주체를 이어줌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 발전도 담보할 수 있는 도구다.

이러한 강력한 도구를 소유한 탓에 모든 합법적 금융사들은 각종 규제와 인허가의 복잡한 울타리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 회사의 건전성, 고객 보호수준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항상 확인을 받고 이를 증명해야 한다. 신뢰를 확인 받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얼마전 발생한 유령주식 매도나 대출금리 산정 오류 등은 많은 국민들을 당황케 하고 분노케 하기에 충분했다. 대다수 국민들이 신뢰를 가지고 거래하는 금융회사에서 직원의 도덕적 해이와 정확한 정보의 누락·축소로 부당한 이자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은 금융사가 고객과의 신뢰를 저버리고 부당한 방법으로 자기 잇속만 챙겼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은행 직원들이 부당한 이자수익을 올리기 위해 저지른 일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최근 일련의 보도들을 보면, 우리 금융사들이 고객과 쌓은 신뢰가 모래성이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금융사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고객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부르짖어 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고객들은 신뢰가 아닌 '불편' 때문에 금융회사를 이용하고 있었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대출금리 산정 오류 파문으로 인해 알게 된 국내 금융사와 고객 간의 실체다. 그동안 우리가 글로벌 금융허브의 하나로 발돋움하자고 아무리 외쳐도 이룰 수 없었던 주된 이유가 여기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에서 금융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괴감이 많지만 그래도 사회적 자본이자 번영의 주요소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과거에 대한 보상이다. 잘못된 대출이자 산정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손실금액 이상의 보상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잘못을 사과하고, 부당이익 추구를 위한 고객 기망행위가 아니었음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다음은 시스템 개선이다. 고객정보를 부실하게 투입·관리하거나 직원이 금리산정 오류를 범해도 검증되지 않는 현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전산시스템 보완과 확충뿐 아니라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책임 있는 임직원들의 열정이 필요하다. 직원의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꼼꼼하고 정확한 검증도 필요하다. 

마지막은 금융의 미래를 위한 신뢰 구축이다. 금융사의 근간인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고객에게 즉시 각인되지 않더라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고객의 신뢰가 조금씩 제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숫자로 된 조직의 목표를 위해 올인하는 자세보다 개별 고객과의 약속을 더욱 소중히 하는 인성과 자세가 중요하다.

이번 위기가 고객이 금융인들에게 요구하는 신뢰의 의미를 되새기고, 금융의 기본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고객관계를 재정립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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