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의 축구로 보는 경제] 월드컵 VAR과 AI 뉴스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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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기자
입력 2018-07-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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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삼바축구’도, 프랑스 ‘아트사커’도 아닌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s)’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거의 매 경기 판정 논란이 일어나며 ‘역대 최악의 월드컵’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특히 일부 국가에 유리하게 적용되는 VAR 판정을 두고 ‘무용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등장했다. 영상을 돌려 확인하고도 오심을 할 바엔 차라리 VAR을 없애 경기 맥이라도 끊지 말아 달라는 불만이다.

그러나 비판의 초점을 VAR 자체에 맞춰 축구판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 오심을 내리는 것은 VAR이 아닌 심판이기 때문이다. VAR은 심판 판정의 보조기구일 뿐이다. 실제 축구 전문가 사이에서는 VAR을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FIFA의 심판 사전 교육과 숙지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국내 프로축구인 K리그 팬들은 대부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한다. K리그에는 이미 지난해 7월 VAR이 도입돼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VAR 도입 초기에는 K리그도 큰 혼란을 겪었다. 당연히 처음 접하는 방식이라 심판의 운용이 미숙했다. 1년이 지난 현재는 구단과 선수, 팬 모두 VAR이 완전히 안착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오히려 심판이 VAR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오심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지난 5월 네이버가 편향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고 인공지능(AI)에 그 역할을 맡기겠다고 선언한 이후, AI 뉴스 편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의성 있는 좋은 뉴스를 과연 기계가 편집해 알맞게 추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이 빠지지 않는다. ‘AI에게 편집을 맡기더라도 그 알고리즘을 운영·관리하는 것은 사람’이라며 AI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많다.

하지만 AI는 이미 뉴스 편집 영역에 있어 오랜 기간 경험을 축적해왔다. 카카오는 2015년 6월부터 AI 서비스인 ‘루빅스’에 뉴스 편집을 일부 맡기고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네이버도 지난해 2월부터 AI 뉴스인 ‘에어스’가 뉴스 편집의 80%를 담당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AI 헤드라인’을 뉴스 홈 상단에 배치했다. 구글 역시 지난 5월 AI 맞춤형 뉴스 추천을 도입하는 등 포털 이용자는 AI 뉴스 편집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다.

해당 포털들은 AI 뉴스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가 사람의 손을 거쳤을 때보다 대체로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AI는 뉴스 편집에 있어 이미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입증하고 전면에 나섰다. 알고리즘에 대한 의심은 앞서 출범한 ‘뉴스 알고리즘 검토 위원회’에 맡기고 지속적으로 감시하면 될 일이다. VAR과 AI에 뒤늦은 ‘백태클’을 하기보다는 탈 없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격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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