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여풍당당⑦] SC제일은행 이종실 전무 '대인관계 중시한 소통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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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8-06-2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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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직원 업무만 중시 경향 … 관리자로 갈수록 조율능력 중요

[사진=남궁진웅 기자]


"업무를 하다보면 남성 직원과 여성 직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가 확연히 나뉩니다. 여직원은 업무 자체에 집중하지만 남직원들은 대인활동을 업무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죠. 입사 초기에는 결과물이 보이는 여성이 눈에 띌 수 있지만 대인관계를 무시하면 결국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습니다."

SC제일은행 트랜젝션뱅킹부의 이종실 전무는 최근 아주경제와 만나 "여성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어느 정도 직급 이상으로 올라가면 그때부터는 일 자체보다 조직과 직원 간의 의견조율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일만 열심히 한 사람은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승진할수록 힘들게 된다"고 입을 열었다.

이 전무는 트랜젝션뱅킹부 수장 역할 외에도 여성네트워크 회장직을 맡고 있다. 여성네트워크는 SC제일은행이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만든 모임이다. 지점장급 이상 190여명이 소속돼 있다.

그는 여성네트워크에서 활동하며 다양성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고 있다.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계에 직접 부딪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남성과 여성이 각자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여성이라서 사회에서 더 이익을 받고, 남성이라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 전무가 남성과 여성이 대립각을 세우지 말라고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성비가 조화로운 조직이 시너지 효과를 얻어 업무 성과도 뛰어나고 협력하며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이 많은 부서는 겉으론 평화롭지만 신경전이 자주 일어나고, 남성들만 있는 조직은 거친 부분이 많다"며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있어야 멀리,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처음 입사할 때만 하더라도 양성평등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지만, 피라미드 위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SC제일은행은 2020년까지 여성임원 비율을 30%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여성직원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부장 이상 상위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17%다.

이 때문에 관리자급 이상 여성할당제 등의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전무는 쿼터제도에 대해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여성들이 성비균형을 이룰 때까지 할당제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이익만 받으려는 것은 제도의 취지와 다른 행동"이라며 "여성이든 남성이든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오도록 보장해주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이 전무는 "여성들이 가정의 주수입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감이 부족하다면 결국 여성 후배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며 "여성도 한 조직의 인재로 조금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가져야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고, 직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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