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로비로 얼룩진 은행 채용비리 38명 기소…국회의원·부행장 자녀 점수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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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18-06-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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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면접에 직접 참여해 고득점 부여하기도…금감원 임원도 조카 채용 청탁

  • 하나·국민은행, ‘양벌규정’ 적용…남녀 합격 비율 설정해 차별채용 혐의

17일 검찰은 전국 6개 시중은행 채용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지난 4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금융권 성차별 채용비리 강력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국민·KEB하나·우리·BNK부산·대구·광주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채용비리를 수사한 결과 전·현직 은행장을 포함한 총 38명을 재판에 넘겼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전국 6개 시중은행 채용비리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수사한 결과 12명을 구속기소 하고, 26명을 불구속으로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남녀를 차별해 채용한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남녀고용평등법 위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 두 은행은 위법행위 발생 시 행위자 외에 그 업무의 주체인 법인 또는 개인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이 적용됐다.

대검은 특히 지난달 30일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했다.

하나은행은 함영주 은행장과 장모 전 부행장 등 4명이 지난 14일 불구속 기소됐다. 특히 함 은행장은 지난달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다. 검찰은 함 은행장이 2015~2016년 신입행원 채용과 관련해 전형별 불합격자를 합격시키고, 사전에 남녀 비율을 4:1로 설정해 차별 채용하는 등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또 하나은행은 송모 전 인사부장 등 2명이 지난 4월 구속 기소된 데 이어 추가 기소됐다.

우리은행은 이광구(60) 전 은행장을 포함해 6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은행장은 유력인사의 친인척 등 불합격자 5명을 합격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는 2015년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이뤄졌으며 여기에는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조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총 5명이 재판에 넘겨졌으나 윤종규 은행장은 기소를 비켜갔다. 하지만 이모 전 부행장 등 3명이 지난 2015년 남성 지원자 113명의 서류전형 평가점수를 높이고 여성 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당시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남성합격자 비율을 높일 목적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은행은 성세환 전 은행장 등 7명이 불구속 기소되고, 3명이 구속기소 돼 가장 많은 인원이 기소됐다는 불명예를 안았다.

검찰에 따르면 성 전 은행장은 2012년 11월 진행된 5·6급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부산시 세정담당관 송모씨로부터 아들 채용청탁을 받고 시험점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송씨는 부산은행 전 수석부행장 정모씨로부터 부산시 시금고 재유치와 관련한 편의제공을 청탁받은 뒤 성 은행장에게 아들 채용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박모 우리은행 경영지원본부장 등 직원 4명은 조문환 전 새누리당 의원이 딸의 채용을 부탁하자 시험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의원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은행은 박인규 전 은행장을 포함해 8명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은행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7차례에 거쳐 주요 거래처, 유력인사, 부행장 등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수십명의 시험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은행장은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는다. 그는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 감사에 나서자 이를 피할 목적으로 인사부 직원들을 시켜 컴퓨터를 교체하고 채용비리 관련 서류를 폐기토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은행은 자신의 딸 면접에 직접 참여한 양모 전 부행장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양모 부행장은 면접관으로 참여해 고득점을 부여한 혐의다. 이밖에 불합격자 점수를 높이고 합격자 점수를 낮추는 채용비리로 서모 전 부행장 등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수사는 검찰이 금감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토대로 전국 6개 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현재 서울동부지검은 신한은행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에 대한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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