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은둔국 독재자에서 국제무대 유력 플레이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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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6-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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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C "열강 정상들 김정은 만나기 위해 줄서"

  • NYT "핵 미치광이에서 수완 좋은 지도자로"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세계 무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급격한 이미지 변신을 조명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은둔국 독재자에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엄연한 국가 수반으로 발돋움했다는 것.

BBC는 최근 김 위원장이 "세계 외교무대에서 유력 플레이어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세계 열강의 지도자들이 김 위원장과 만났거나 만나기 위해 ‘줄을 섰다'고 매체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김 위원장이 현대 외교사에서 가장 놀랄 만한 변신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까지 핵 미치광이, 학살자, 독재자로 비난받던 김 위원장이 불과 몇 달 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얼싸안은 데 이어 미국 대통령과 대좌할 북한의 첫 지도자가 되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 AP통신 평양 지국장이던 진 리는 “김정은이 국제적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것은 2010년 앳된 얼굴로 권력을 물려받던 당시엔 상상하지 못할 일”이라면서 “김정은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 기술을 입증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핵 보유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가의 지도자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바로 이 점이 김 위원장이 2017년 핵·미사일 시험에 열중하며 기대했던 것이라고 켄 가우스 미 해군연구소(CNA) 박사는 최근 외교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 기고에서 밝혔다. 비핵화 조건을 두고 미국과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하기 위해서는 핵기술의 완성이 전제조건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이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경에 대해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의 조엘 위트 애널리스트는 대북 제재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의 상황은 북한의 매력공세가 아니다. 김정은이 밖으로 나온 것은 제재 때문이 아니다. 제재는 아주 작은 역할만 했을 것이다. 그는 내부적으로 어떤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 수준 및 경제 발전을 향한 욕망과 관련이 깊다.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터져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외교적으로 높은 수준의 수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과의 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코너에 몰리지 않았음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김 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만남을 앞두고 중국 시진핑 주석을 만났으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하기 직전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서 러시아 외무장관을 직접 만났다. BBC는 “내 곁에 누가 있는지 보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던진 것이었다고 풀이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애덤 마운트는 “북한이 맺는 새로운 관계들은 미국이 북한 정권을 압박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이뤄졌다”면서 “중국과 관계가 회복되면서 대북 제재 완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러시아와도 연대를 확대할 경우 대북 압박이 풀릴 방법들이 생겨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오랜 동맹인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북한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NYT에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학살자인 아사드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첫 정상이 될 경우 '좋은 사람'으로 비치길 바라는 김정은에게 좋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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