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화대 교수 "미국과 무역전쟁 치르고 있는 중국, 3가지 함정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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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현 기자
입력 2018-05-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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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장기불황, 구 소련 붕괴, 금융위기 예로 들어

  • '중국식 하이테크 산업' 육성으로 주도권 확보 강조

쥐젠둥 중국 칭화대 국제금융경제연구센터 주임 [사진=바이두]


쥐젠둥(鞠建东) 중국 칭화(淸華)대 국제금융경제연구센터 주임이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과정에서 중국이 세 가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 푸단(复旦)대에서 개최한 ‘상하이 포럼’에 연설자로 나선 쥐 주임은 중국이 유의해야 할 세 가지 함정으로 일본 경기침체, 구(舊) 소련 붕괴, 금융위기를 나열하며 이러한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자칫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쥐 교수는 “일본 경기침체는 90년대 중후반,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일본이 산업구조의 변화를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생긴 것"이라며 "국내 투자 감소, 토지 및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해 결국 장기불황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도 인건비와 부동산 및 토지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장기불황 진입기의 일본을 연상시킨다”며 “만약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주력 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경우, 일본의 경기침체가 중국에서도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쥐 교수는 구 소련 붕괴에 대해 “소련은 미국과 오랜 기간 냉전시기를 보내면서 무리한 경제 개혁정책을 펼쳤다”면서 “미국을 의식한 소련의 과도한 경쟁의식이 결국에는 자국의 자원낭비와 산업구조 조정의 실패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냉전시절 주로 자원 수출에 의존하던 소련은 서방과의 대립을 위해 군비 증강에 열을 올리는 데만 집중했다. 이로 인해 소비재와 연관된 경공업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면서 당시 소련 경제는 2차 대전 시절 전시공업 체제에 머물러 있던 게 사실이다. 왜곡된 경제 구조가 삶의 질을 떨어트려 소련 붕괴 시점을 더욱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쥐 교수는 마지막으로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가 겪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위기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시행으로 글로벌 경제에 ‘스필오버 효과(위기가 국경을 넘어 전염되는 현상)’가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주요 자본이 미국으로 흐르면, 생필품 가격이 대폭 하락하고 상품 수출국 경제가 극심한 피로감에 휩싸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이런 함정에 빠질 경우 국내총생산액(GDP)는 2주내 25%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중·소 규모의 전쟁을 한 차례 치르면서 보는 손해와 맞먹어 결국에는 경제침체의 긴 터널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쥐 교수는 미·중 무역마찰의 원인이 글로벌 가치사슬(GVC) 경쟁에서 유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3개 지역을 대표하는 가치사슬이 서로 대립하는 구도로 발전하면서 이에 대한 미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즉,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가 중국에 의해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쥐 교수는 “중국이 지금의 경제 성장속도를 유지한다면 2060년에는 중국의 GDP가 미국의 세 배를 초과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원하는 결과가 결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만약 미국의 견제를 견뎌내지 못한다면 2040년 이후 중국은 장기 경기침체의 터널에 진입할 수도 있다”며 "지금 중국이 당장 추진해야 할 과제는 ‘하이테크 산업의 육성’을 통해 세계 질서의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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