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미 무역흑자 줄인다, 미·중 공동성명 발표...갈등 일단락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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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5-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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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협상단 2차 협상 후 19일(현지시간) 공동성명 발표

  • 무역 흑자 축소, 지식재산권 법·규정 개정 합의....구체적 내용은 없어

  • 환구시보 "환영, 미국의 승리 아닌 윈윈의 결과", 류허 "건설적 성과"

[사진=아주경제 DB]


미·중 무역 갈등이 일단 한 고비를 넘었다. 하지만 갈등의 여지는 남았다는 평가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사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한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대표로 하는 미국 측 협상단이 17~18일(미국 현지시간) 이틀간의 2차 무역협상을 마치고 중국의 대(對)미 무역 흑자 규모를 상당폭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이 요구한 '지식재산권 침해 방지'를 위해 관련 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미·중 대표단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대미 상품무역 흑자를 크게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자는 데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계속 증가하는 소비 수요와 고도의 질적성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 상품과 서비스 수입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미국의 경제 발전와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농산물과 에너지 분야 수입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 실무팀이 곧 중국을 찾아 세부적인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공동성명에 구체적인 무역흑자 축소 목표액은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은 2000억 달러 감축을 명기할 것으로 요구했지만 중국이 목표치 제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에 2000억 달러 규모의 무역 흑자 감축을 요구해왔고 만약 중국이 이를 수용했을 경우 대미 무역흑자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미국 측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대중 무역 적자액은 약 3750억 달러다. 중국 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미 무역 흑자액은 2758억 달러다.

미국 측 요구를 반영해 중국이 '지식재산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미·중 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중시하고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중국은 특허법 등 관련 법과 규정을 적절한 수준으로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원칙적 수준의 합의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관세폭탄 부과를 예고하고 중국의 산업 선진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 추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이를 시정하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시장은 중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측해왔다. 중국제조 2025는 제조업 대국인 중국이 제조업 강국은 물론 첨단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핵심 성장전략으로 중앙 당국이 대대적으로 지원해 전방위적으로 추진 중이다. 

실제로 이번 공동성명에는 '중국제조 2025'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이 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화 제스처를 보내 기대감이 커졌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ZTE)에 대한 제재 완화와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폭탄' 부과 방침 등도 언급하지 않았다. 핵심 이슈와 관련해서는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에 한 고비를 넘었다고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어느 정도 감축할 지가 관건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은 농산물과 에너지 분야 수입 확대만으로 줄일 수 있는 흑자 규모는 제한적이라고 꼬집었다. 첨단산업을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중국과 이것이 미국에 지적재산권 침해 등 피해를 주고 있다는 양국의 입장차를 줄이기 어렵다는 점도 여전한 갈등의 불씨라고 덧붙였다.

◇ 중국, "윈·윈의 긍정적 성과"...환영 분위기

하지만 중국 관영언론은 '공통분모'를 찾아 양국이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공동성명을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하고 크게 반겼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0일 '미·중 무역전쟁 중단은 양국 모두의 승리'라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중국과 미국의 결단에 찬사를 보냈다. 동시에 이번 합의가 '미국의 승리'가 아니라 미·중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점도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최근 미·중 무역갈등의 시작과 해결을 위한 부단한 노력 등을 소개하고 미·중 우호관계의 추진체이자 시금석인 경제·무역 협력이 오히려 양국 관계를 저해하는 요소가 됐고 이에 이를 해결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중 양국의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함께 실리를 추구해야 호혜상생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미국의 승리는 아니라고도 했다. 이번 무역갈등과 협상의 핵심은 양국간 무역 균형점을 어떻게 찾느냐로 중국은 미국 상품과 수입을 확대해 급증하는 시장 수요를 최대한 만족시키고자 하며 미국은 적자를 줄여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길 원한다는 것. 각자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도출한 결과를 한 쪽의 승리로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인민일보도 평론을 통해 "무역전쟁이 중단됐다"면서 "이번 합의는 미국은 대중 수출을 늘려 더 큰 돈을 벌고 중국은 에너지 공급라인을 확보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새로운 변수를 안겨줬지만 신(新) 시대 중국의 입지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며 "협력이 유일한 선택지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면서 경계심도 살짝 내비쳤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 부총리도 19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무역협상의 최대 성과는 무역전쟁을 멈추고 더 이상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라며 "이번 미국 방문으로 긍정적이고 실무적·건설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또, "이번 협상을 통해 양국 경제·무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앞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내용이 있었기에 거둘 수 있었던 성과이며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결정이 양국 국민은 물론 세계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기에 합의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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