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남북경협주 탄력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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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04-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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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후 시작된 평화 분위기가 국내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다.

◆ '북한 개발 테마주'를 찾아라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된 지난 27일 코스닥시장에서 대아티아이는 전일 대비 25.00% 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아티아이는 철도신호제어시스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시장에서는 건자재, 시멘트, 전기 등 '북한 개발 테마주'가 급등락을 거듭했다. 북한 지역의 인프라가 열악한 편이기 때문에 경제협력을 진행할 경우 수혜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고 발언하자 철도 관련주가 힘을 받았다.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현대로템은 4.31% 올랐고 대호에이엘, 에코마이스터도 각각 13.62%, 6.21% 상승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건설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형 건설업체로 분류되는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의 주가는 모두 두어달 새 급등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비교해 북한의 일반도로과 고속도로는 각각 24.1%, 17.4%에 불과하다"며 "경제협력이 진행된다면 수송능력 확대를 위해 도로 건설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구상한 신북방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신북방정책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지역에 대한 경제협력 체제 구축을 골자로 한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북방정책은 기존 남북 경협이 가졌던 한계를 돌파하는 새로운 형태를 제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인 남북경협주에는 좋은사람들과 재영솔루텍, 제이에스티나가 꼽힌다. 이 기업들은 개성공단 입주업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송전 관련주로 불리는 광명전기와 제룡전기를 비롯해 대북사업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도 경협주로 거론된다.

◆ '코리아 프리미엄' 외치는 증시

증시 전문가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을 잇달아 내놓는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독일을 예로 들며 "통일도 선반영한다"는 내용의 분석 리포트 내놓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에 주목했다. 1990년 독일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액은 194억마르크 규모였다. 7년 뒤인 1997년에는 1559억마르크로 8배 급증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독일 증시의 우상향은 장기 성장성을 기대한 자금이 유입된 결과"라며 "남북 협력과 관련된 정책이 빠른 시간내에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에는 패시브 형태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상향도 외국인 자금 유입을 확대할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최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무디스의 고위 관계자를 만나 남북 관계 진전사항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에 따른 긍정적 변화들이 국가신용등급에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원인은 낮은 배당성향, 높은 이익 변동성,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전쟁 발발 가능 국가라는 이미지도 장기 저평가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 고개 드는 신중론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경제협력 사업 진행 여부뿐 아니라 규모나 수혜 업체에 대해서도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견해다.

실제 대부분 경협주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간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을 보였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남북경협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소지가 발견되면 즉시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인 당위성을 넘어 경제나 투자 관점에서 변화를 파악해야 한다"며 "적어도 6월 초 북·미 회담과 후속조치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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