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조여오는 금산분리…27조 삼성전자 지분매각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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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4-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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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생명]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삼성생명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27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을 대규모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탓이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까지 삼성생명은 자신 및 계열사인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중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에 저촉되는 10% 초과분(0.4% 규모)을 해소하는 문제에 집중해왔다. 10% 초과분을 시가로 따지면 1조2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금융위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공개적으로 주문하면서 처분해야할 지분 규모가 25조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일 열린 금융위 간부회의에서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금융회사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국민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삼성생명을 겨냥했다. 

이는 국회에 계류된 보험업법 개정안을 염두에 둔 주문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보험업법 중 일부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토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의 핵심은 보험사의 주식보유 제한 기준을 기존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현재 은행권이나 금융투자, 저축은행은 보유주식을 시가로 평가하고 있으나 보험업법만 취득 원가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법제처]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가치는 원가로 계산하면 3조3623억원 규모다. 삼성생명의 총자산(미상각신계약비, 영업권 등 제외)의 3%로 추정되는 8조5000억원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시가로 지분 가치를 계산하면 34조3820억원으로 불어나 한계치를 초과하게 된다. 

결국 법안이 개정되면 삼성생명은 약 25조원이 넘는 계열사 지분을 더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된다. 특히 27조669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국회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이 논의·통과되는 추이를 보면서 대응안을 찾는다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다만 지분 매각 규모와 영향을 고려하면 당장 결과물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1년 동안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0.4% 처분안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해왔다. 그룹 전체적인 지배구조 문제와 직결돼 여러 계열사와 업무 공조가 필요한 탓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회사가 이 문제에 대해서 계속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단기간 안에 매각 규모와 시기 등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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