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고개숙인' 조양호 회장… '갑질 자매' 조현아·조현민 경영 손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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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8-04-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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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왼쪽)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두 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 조 회장은 막내딸 조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태로 일어난 일련의 논란에 대해 22일 공식 사과했다. 논란이 벌어진지 11일 만이다. 대한항공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다.

이날 조 회장은 조 사장과 조 전무를 한진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 전무는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해 진에어 마케팅본부장 및 전무, 진에어 부사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조 전무로 촉발된 갑질 논란은 '땅콩 회항' 이후 3년여 만에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언니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조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태를 통해 상처를 입은 피해자, 임직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환골탈태해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발표했다.

조 전무는 지난달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사 직원들과 회의 중 팀장 A씨에게 고함을 지르고 물을 뿌리는 등의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조 전무가 대한항공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는 녹음파일 등이 보도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어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갑질 폭로, 대한항공 오너 일가 '명품 밀반입' 탈세 의혹 등으로 논란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급기야 지난 21일에는 인천세관 조사국이 조현아ㆍ원태ㆍ현민 3남매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앞서 관세청은 대한항공의 10년치 수입통관 자료를 조사하는 한편, 대한항공이 수입한 물건 중 항공기 부품으로 신고해 놓고 다른 물건을 들여왔는지 여부를 일일이 대조하고 있다.

관세청은 이번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정식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들에 대한 소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혐의가 입증되면 검찰로 사건이 송치된다. 또한 경찰은 조 전무에 대한 수사에 이어 이 이사장을 대상으로 내사에 착수했다. 총수 일가에 대한 사정 당국의 전방위 압박으로 번지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두 딸을 경영에서 손을 떼게하는 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해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다"며 "한진그룹 차원에서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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