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통신] 中 ‘향촌진흥’ 전략으로 농업 종사자들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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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중국)=최미란 통신원
입력 2018-04-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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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란 옌볜통신원]


중국에는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있다’는 말이 있다. 옌볜(延邊) 땅도 올해 농사 차비로 한창이다.

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인 청명은 농사력으로 보면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린다. 청명(清明) 무렵이면 봄 밭갈이를 시작해 일 년 농사준비를 한다.

옌볜주 농업위원회는 올해 연초부터 8개 사업 소조를 농촌 생산현장에 파견해 농민들의 실정을 알아보고 문제점을 수렴하고 해결하는 등 봄 농사 차비 작업을 착실히 지도했다.

현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옌볜주 농작물 파종면적은 41만3000ha, 그중 알곡 작물 재배면적은 37만9000ha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필요한 농작물 종자는 1만4100t인데 이미 6600t을 농가에 조달했다. 옌볜은 다음 달 25일 전에 파종을 전부 끝마치며 6월 10일 전으로 모내기를 끝낼 계획이다.

올해 옌볜의 농사 차비에는 아래 몇 가지 점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는 현지 실정에 맞는 돌려짓기(윤작·輪作)다. 돌려짓기는 한 경작지에 여러 가지의 다른 농작물을 돌려가며 재배하는 경작법이다. 옌볜의 농업현장에서 농민들은 시장수요와 토지 상황에 따라 작물을 바꾸고 수익을 증가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옌볜주 각급 농업부문에서는 시장수요를 방향으로 농민들을 인도해 나라의 윤작 관련 지원정책을 전달하고 현지 실정에 맞는 옥수수와 콩 윤작을 제안해 부분 농가에서 실험 재배할 계획이다. 옥수수와 콩 윤작을 위주로 하는 동시에 봄밀, 목초, 감자, 잡곡 등 작물의 윤작도 추진 중이다.

두 번째는 토지 이전이다. 옌볜은 현재 토지 경영권 임대, 양도 등 방식으로 농촌 토지 이전을 실현해 농업경영의 새로운 전환과 발전을 꾀하고 있다.

농촌 토지 이전의 목적은 개별경영을 규모화 경영으로 바꿔 토지이용률과 산출 및 효율성을 높이려는 데 있다. 옌지(延吉)의 경우, 토지 이전에 참여한 농가는 총 2458세대, 면적은 8984ha에 달했는데 이는 전체 경작지 면적의 43%를 차지한다.

농민전문합작사 313개가 설립되고 가정(전문)농장이 31개로 늘어났다. 이로써 농촌 잉여 노동력을 이용하고 농업산업화 경영을 추진했으며 농민 수입이 20% 이상 증가했다.

세 번째는 주문농업으로 밀재배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옌볜은 토양질, 수질이 좋고 기후가 적합하며 오염원이 없는 데다, 한 해 동안 햇빛이 충족하고 적산온도가 높아 밀재배하기 매우 적합하다.

옌볜에서 재배한 밀로 가공한 밀가루는 입맛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다. 하지만 밀 시장가격의 하락과 판로 등 원인으로 밀재배는 옌볜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옌볜의 연산량 3만t의 한 대형 밀가루 제조업체는 지난해부터 옌볜 현지에서 재배, 수매, 비축, 가공, 판매 일체화를 계획하면서 농민들과 밀재배 주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재배 경험이 부족하고 현지에 적합한 밀 품종을 찾지 못했으며, 엄중한 병충해를 입은 상황에서도 소득이 증가했다. 전에 재배했던 옥수수, 콩 등 작물은 현지에 대형 가공기업이 없고 시장가격 파동이 비교적 커 생산량의 증가를 수익 증가로 연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년간의 시험을 거쳐 밀 농사 종사자들은 밀 다수확기술을 장악하고 기계화수준도 매우 큰 제고를 가져왔다.

올해는 밀가루 생산업체에서 ‘기업+농가’ 형식으로 밀 재배 농가와 밀 구매 주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밀 200ha를 시험 재배한 데 이어 올해 80여호의 농민들과 주문계약을 체결, 재배 면적이 500ha를 넘길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과학영농이다. 올 3월 중순까지 각종 영농교육을 500여차례 조직했다. 아울러 8만9000명의 농민이 교육에 참여했으며, 7만2000만부의 농업기술서적과 자료를 농민에게 발부했고 정부의 농업 지원 정책을 제때에 시달했다.

다만 봄철 화재의 근원이 되고 있는 ‘볏짚 태우기’는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최근 옌볜의 농촌에서 볏짚을 태우는 풍경을 종종 볼 수 있다. 볏짚 태우기는 화전 작업이라고도 하는데 화전농업(火田農業)의 일종으로, 가장 원시적인 토지 이용법의 하나다.

마른 풀과 볏짚 등 영농 잔재물을 태우면 밭을 정리해 새해 농작업에 편리하고 볏짚 등에 있던 양분이 무기질인 재의 모습으로 흙에 공급된다.

처음 몇 해에는 수확량이 많지만, 농사를 계속하면 양분이 줄고 잡초와 해충도 침입해 작물을 재배할 수 없다. 땅심이 되살아나기까지 몇 년 내지 몇십년을 묵혀둬야 한다.

생태계 보호와 친환경 농업 측면에서 보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또 다른 중요한 위험요소는 화재와 공기 오염이다.

봄철 건조기에는 계절풍이 겹쳐 화전 작업에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매년 3~5월이면 화전 작업으로 인한 산불 신고 건수만 1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 산불의 70% 정도가 봄철에 집중될 정도로 봄철 산불 피해는 심각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옌볜의 대기 환경은 다른 때에 비해 현저하게 탁해지는데 그 주범 역시 화전 작업이다.

이로 인해 정부 차원에서 화전 작업을 제한하는 정책을 실시하며, 민간에서는 자발적으로 볏짚 태우기를 감독해 화재를 예방하기도 한다.

새해 농사 시작과 함께 옌볜의 농촌에서도 ‘향촌진흥(鄉村振興)’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향촌진흥 전략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보고에서 제기했다.

올해 2월 4일 ‘향촌진흥 전략을 실시할 데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 국무원의 의견’이 중국 중앙정부 1호 문건으로 세상에 공개했다. 그만큼 농업과 농민과 농촌을 중시한다는 얘기다.

향촌진흥 전략이 올해의 제일 큰 화두로 대두되면서 농업과 농민이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농민들의 자신감과 열정도 전에 없이 부풀어 있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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