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배우 자매 母 "가해자들을 업계에서 내쳐주십시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세희 기자
입력 2018-03-19 18: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1인시위 계속…"청원 계속 참여해달라" 호소

[사진=아이클릭아트/기사와 관련없음]


미투운동이 시작되면서 지난 2009년 8월 단역 배우였던 자매가 상습적인 성폭력을 당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야기가 재주목받고 있다.

자매의 어머니 장씨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제발 가해자들을 업계에서 내쳐주십시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장씨는 "일주일 사이에 두 딸이 세상을 떠나고 남편마저 지병인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 불과 몇 달 사이에 네 가족 중 세 명을 잃고 혼자 남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은 '잊어라' 이렇게 얘기하는데 저는 아니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장씨의 큰딸 A씨는 연기자 지망생인 동생 B씨의 권유로 2004년 무렵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엑스트라로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문제는 10명이 넘는 엑스트라 반장들이 지난 4개월간 A씨를 성폭력한 것. 그러나 A씨는 신고할 수 없었다. 가해자들이 "말하면 동생을 팔아 넘기고 어머니를 죽이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다. 평소 조용하고 차분하던 A씨는 촬영만 다녀오면 이유 없이 물건을 던지고 소리를 질렀다.

결국 A씨는 2009년 8월 28일 오후 8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지갑 속에도 돈이 8000원 있었다.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장씨에 따르면 경찰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시키지 않고 A씨를 가해자 앞에 앉혀놓은 채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심지어 A씨에게 가해자 성기를 색깔, 둘레, 사이즈까지 정확하게 그려오라며 A4 용지와 자를 줬다. 경찰은 강간범에게 (성폭행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라고 하면서 둘이 서로 '킥킥' 웃었고 그에 격분해 조사를 중단하고 딸을 데리고 나와 8차선 도로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해자들에 대해 "지금도 여의도 바닥에서 수장 노릇하면서 떵떵거리고 잘 산다. 한 사람은 기획사 대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애들은 경찰이 죽였다. 경찰이 아니었으면 지금 제 옆에 두 딸이 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성폭행 가해자들을 꼭 써야지만, 드라마가 완성이 되냐"고 호소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어머니는 이날 인터뷰에서 가해자들을 이제 와서 처벌할 수 없다 하더라도 딸들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장씨는 "국민 여러분들이 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하다. 청원이 20만 명 될 때까지 좀 도와달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