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스타일 묻어난 기아차 R&D 투자 "위기일수록 공격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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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구 기자
입력 2018-03-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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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아자동차가 연구개발(R&D) 부문에 역대 최대인 2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성장의 한계를 없애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근원적인 경쟁력이 R&D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는 또한 위기일수록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

12일 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R&D 부문에 2조688억원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세부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기아차의 R&D 투자비가 1조2699억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5년만에 62.9%나 늘어난 것이다.

◆정몽구 회장의 '강한 R&D'...올해 역대 최대 투자

기아차는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환율 문제, 통상임금 1심 패소 등의 영향으로 국제회계기준(IFRS)를 도입한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622억원으로 2016년보다 73%나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률 역시 1.2%로 곤두박질치며 2016년보다 3.5%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변화와 혁신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 이어 지난 9일 기아차 정기주주총회 영업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위기는 곧 혁신의 기회"라며 "연구개발 분야에서 자율주행을 비롯해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는 이같은 R&D 투자 강화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비전 ‘Boundless For All (경계없는 모빌리티의 혜택)’과 미래 비전 4대 핵심 전략 ‘모빌리티–ACE’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Boundless for All은 미래 모빌리티가 제공할 무한한 가치를 모든 고객들이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고객들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혁신적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하겠다는 뜻이다.

기아차의 차세대 미래 모빌리티 비전의 핵심인 모빌리티-ACE는 △자율주행(Autonomous) △커넥티드(Connected) △친환경·전동화 (Eco·Electric) △모빌리티 서비스(Mobility Service)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비전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경쟁력 강화-신성장동력 확충, 모두 잡는다"

기아차가 사상 최대의 R&D 투자를 하는 만큼 현대·기아차의 R&D를 총괄하는 양웅철 부회장은 물론 박한우 기아차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양 부회장으로서는 향후 기아차의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R&D전략을 아울러야 한다. 기아차의 R&D 조직은 디자인 부문 등을 제외하곤 현대차와 사실상 통합된 상태로 기술적인 차별화를 꾀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미래 자동차 핵심 영역인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지능형안전기술센터'의 경우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내 자율주행 개발 조직과 인력이 하나로 통합·확대한 것이다.

박 사장은 경영 성과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지난해까지 함께 기아차를 이끌던 이형근 부회장이 올 초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단독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나 올해 현대차그룹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책임경영'이다. 급변하는 환경과 이해관계자를 직접 접하는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 사장으로선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기업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의 확충이 모두 필요하다.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4.3% 증가한 287만9000대로 잡았다. 이를 위해 △신차 효과 극대화 △신흥국 공략 강화 △RV 판매 비중 지속적 확대를 통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권역별 자율경영체제 도입 △판매/생산/손익 통합관리 및 사업운영 △품질 및 고객서비스 강화 △차세대 파워트레인 적용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전사적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 등 내실경영을 강화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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