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동통신업계, 차세대 문자메시지 'RCS' 도입 기운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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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입력 2018-03-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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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사진=한준호 기자) 


전 세계 이동통신사업자가 카카오톡, 라인, 왓츠앱 등 모바일 메신저에 밀려 이용이 급감했던 문자서비스를 대체할 차세대 문자서비스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의 보급 확대에 나선다. 이통사들은 RCS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에게 빼앗긴 메신저 플랫폼 시장을 탈환하겠다는 목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RCS 도입을 위해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회원사 간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영국 보다폰(Vodafone)은 MWC 기간 중 자사 부스에서 RCS 시연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보다폰은 이번 MWC에서 RCS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사진=한준호 기자) 


RCS는 기존의 스마트폰에서 문자를 주고 받았던 SMS와 MMS(Multimedia Messaging Service)의 기능을 강화한 메시지 규격으로 문자 보내기, 그룹 채팅, 음성 메시지, IP음성통화, 영상통화, 파일 송수신, 콘텐츠 공유, 위치정보 공유가 가능한 메시지 서비스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은 별도 앱을 다운로드 받아야 하지만, RCS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전화번호와 자동으로 연동되고 이통사업자끼리 호환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RCS 확대는 GSMA가 나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구글이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공식 메시지 앱 ‘안드로이드 메시지’로 RCS를 지원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에 채택을 요청하고 있으며, 보다폰·도이치텔레콤 등 전 세계 43개 이동통신사가 RCS 보급 확대의 선봉에 서고 있다. 

RCS 규격화는 2007년부터 진행됐지만, 2016년 11월 상호 호환성을 담은 '유니버설 프로파일(Universal Profile)'의 초판이 책정되면서 RCS 확산의 계기가 마련됐다. 현재 유니버설 프로파일에 참가 의사를 밝힌 업체는 통신사 55개, 단말제조사 11개사, 기본운영체제(OS) 2개사다. 

GSMA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27개국 50개 이동통신 사업자가 RCS를 채택하고 있다. RCS 도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국가에 한국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본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 등 이통사들도 지난달 RCS 보급에 대한 동참 의사를 밝히며 올해 안으로 RCS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RCS 도입 국가 현황. (GSMA 홈페이지 자료)


국내 이통사와 단말 제조사도 RCS 도입의 명확한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도입 자체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MWC 기간 중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메신저 플랫폼은 눈뜨면 시작하고 눈감을 때 끌 정도로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며 "메신저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RCS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KT는 RCS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이유로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도 MWC에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좀 더 편리한 메시지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도 오랜 시간 준비해왔고 글로벌로 전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며 “미국의 사업자 같은 경우, 우리 솔루션을 채택해 바로 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며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등 기존 모바일 메신저가 이미 정착된 상황에서 RCS 보급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업자가 카카오톡이나 라인을 잡으려고 메신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아니며, 수십년간 혁신이 덜됐던 통화, 문자 기능에 대해 세계 이통사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업체들도 RCS를 준비하고 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진척 상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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