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049년까지 영향력 행사 가능성", 중국 내부 '경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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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2-2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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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덩샤오핑, 1인독재 막기 위한 노력에 역행, 비극의 시작"

  • 중국 외교부 개헌 우려에 "헌법 수정은 중국 인민의 요구"

  • ​주석·부주석 연임 제한 삭제, 뒤에 '왕후닝'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사진=신화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기반 다지기 작업인 헌법 개정이 추진궤도에 오르면서 중국 내부에서도 '독재정권' 출현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화권 언론을 중심으로 중국 내 학자, 평론가, 일부 네티즌들이 시 황제 시대 도래에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중국 내 전문가들이 헌법이 개정되고 권력 집중화가 지속되면 시 주석이 언제 물러날지도 가늠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고 전했다.

SCMP는 베이징의 역사학자인 장리판(章立凡)의 발언을 인용해 "이대로라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00주년인 오는 2049년까지 시 주석이 여전히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이는 시 주석이 96세까지 권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이 현실화된 것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25일 국가주석·부주석의 임기를 2연임 이상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헌법조항 삭제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나온 때문이다. 

홍콩 동방일보는 26일 논평을 통해 "중국의 현행 헌법을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오는 2023년 퇴임해야 한다"면서 "연임 제한이 사라진다면 최소 2028년까지 정권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최 이후 시 주석이 "호랑이와 파리를 모두 잡는" 반(反)부패 조치와 군사개혁 등으로 권력 다지기에 공을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장리판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을 짐바브웨의 독재자 무가베와 비유하며 공산당 내 혼란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론적으로 무가베보다 더 오래 집권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무가베는 지난 37년간 독재를 지속한 후 지난해 11월 군부 쿠테타로 밀려났다.

중국 시사 평론가 린허리(林和立)는 "독재정권은 항상 붕괴됐다"며 "이는 권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강해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일침했다. 또, "이는 1인 독재를 막으려던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의 노력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극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과 관영언론은 개헌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선전활동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전날 사평을 통해 "이번 조항 수정은 종신제 부활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시 주석 집권 장기화가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 20여년간 구축한 당 총서기·국가주석·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삼위일체(三位一體)' 체제가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다"면서 "조항 삭제는 이를 유지하고 지도제체를 개선하는데 이롭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결정은 인민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개헌은 중국 인민 스스로의 일"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 발전의 새로운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헌법은 시대적 변화와 인민생활 개선에 따라 발전해왔다"면서 "모두가 광범위한 중국 인민의 요구를 제대로 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임제한 조항 삭제의 배후에는 중국 최고위직 7인 상무위원 중 하나인 왕후닝(王滬寧)이 있다는 추측 보도도 나왔다.

홍콩 빈과일보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의 길을 여는 이번 개헌안을 추진한 것이 왕후닝 상무위원이라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헌법에 삽입된 '시진핑 사상' 역시 왕후닝의 손에서 태어났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지금까지 수 년간 중국 공산당의 중요 정치사상과 구호는 대부분 왕후닝과 연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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