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운명 결정할 김희중…최측근에서 저격수 변신 이유는 아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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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01-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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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초선 시절 비서관으로 합류…서울시장, 대선캠프 함께 해

  • "순박하면서 사람 좋다"는 평가…자신의 곤경에다 아내 죽음까지 겪으면서, 인연 갈라서

[사진=연합뉴스]


검찰의 칼날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코 끝까지 왔다.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씨에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 원을 건넸음을 검찰에 진술했다고 19일 MBN이 보도했다. 김 전 실장이 이 전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할 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광고회사에 재직 중이던 김 전 실장이 회사를 그만둔 것은 1997년. 당시 초선이던 이 전 대통령 의원실에 6급 비서관으로 채용된다. 이 전 대통령이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미국으로 떠난 이후에도 김 전 실장은 늘 이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 전 대통령이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복귀할 때 김 전 실장 역시 시장 의전비서관 자리를 차지했다. 17대 대선에서도 이 전 대통령 최측근들의 모임인 안국포럼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마찬가지로 안국포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은 1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의 그림자이고, 분신이고, 걸어다니는 일정표"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늘 옆에 있으면서 전화 걸고 전화 받고, 또 일정 구체적인 것 다 만들어서 안내하고"라면서 "심지어는 이 전 대통령이 김 전 실장한테 돈을 타다 쓰는 형편이다. 15년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을 포함한 안국포럼 멤버들은 자부심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시장 퇴임 직후부터 움직였던 초기 선거캠프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예 안국포럼의 영문 첫 글자를 따서 명함에 'AF002', 'AF003'이라고 일련번호를 매길 정도였다. 특히 김 전 실장의 경우 청와대에 입성한 뒤 지인들과 만나 청와대에서만 쓰이는 봉황 모양의 스티커를 자랑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토록 이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김 전 실장이 등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 전 실장은 2012년 솔로몬 저축은행으로부터 1억여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다. 이 여파로 이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까지 해야 했다.

김 전 실장은 1심에서 징역 1년3개월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항소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당시 김 전 실장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기대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고 만기 출소한다.

그 와중에 김 전 실장의 부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활고로 인한 우울증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옥중에 있었던 김 전 실장은 조문은 커녕 조화 하나 보내지 않은 이 전 대통령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김 실장을 직접 만나보면 '권력'의 냄새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저 평범한 40대 남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순박하면서 사람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대통령의 위치가 '후보→당선인→대통령'으로 바뀌면서 김 실장의 어깨에도 힘이 들어갈 법한데 늘 한결같이 겸손하다는 게 김 실장을 아는 주변 사람들의 공통된 말이다."

신동아는 2008년 6월호에서 김희중 전 실장을 이렇게 묘사했다. 20년 넘게 'MB 바라기'였던 "순박하면서 사람이 좋기로 정평난" 김 전 실장이 아내의 죽음 이후 칼을 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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