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벽두에 깡통전세와 역전세난 소리가 나오는 까닭...44만가구 입주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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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8-01-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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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대 이후 최대물량…경기 16만가구 달해

  • 공급 과잉으로 인한 세입자 우위 시장 형성…경기 일부 지역 거래 고전 예상

최근 3개월 간 경기·인천 지역 전세가격 변동률 추이(%). [자료출처=부동산114]


올해 전국에 44만여가구의 '역대급' 입주폭탄이 터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탄2, 시흥 등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기 일부 지역의 경우 '깡통전세'마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부동산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예정 입주물량은 43만9611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던 작년(38만3820가구) 대비 14.5% 증가한 것은 물론, 수시로 연간 40만가구 이상의 물량이 쏟아졌던 지난 1990년대와 필적하는 수준이다.

특히 전국에서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16만1992가구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25.7%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서울을 제외한 경기 및 인천 지역의 경우 전세가격이 좀처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114의 경기·인천 아파트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 추이에 따르면, 일대는 작년 10월 13일 0.01%를 기록한 이래 단 한 차례도 빠짐 없이 매주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작년 29일 기준 경기 시흥시 장곡동 '숲속마을 1단지'의 경우 1주 만에 500만~1000만원 가량 하락했고, 양주시 옥정동 '옥정세창'도 같은 기간 500만원 정도 전셋값이 떨어졌다. 모두 입주물량에 여유가 있는 지역들로 매물 소진 속도가 현저히 더뎌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흥시 장곡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셋값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에 세입자들이 웬만큼 가격을 낮추지 않고서는 거래에 나서지 않은 분위기"라며 "시흥의 경우 배곧신도시를 필두로 올해에만 1만가구 정도의 물량이 쏟아진다. 앞으로도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제는 이처럼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들의 경우 세입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미 경기 지역에서 동탄2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시흥배곧신도시, 평택시, 안성시 등은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올해 신규물량이 더해질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는데 애를 먹게 되며, 전셋값도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악의 경우 깡통전세 피해까지 발생할 전망이다. 깡통전세란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현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

아직 깡통전세가 공론화되기는 이르지만 올해 전세시장에 하락 요인이 가득해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올해 사상 최대의 입주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 과잉이 심각한 경기 지역 상당수의 경우 불 꺼진 아파트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깡통전세를 논하기에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향후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이 역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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