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3명 사망 화재 직전 20대 친모,만취해 전 남편에게 전화로“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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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7-12-3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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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에 취해 라면 끓이려 했다”→“담뱃불 잘못 끈 거 같다”진술 번복

어린아이 3명 사망 광주 화재 현장[사진=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31일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에서 발생한 화재로 어린아이 3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어린아이 3명이 사망한 이번 화재에 대해 사망한 아이들의 20대 친모가 방화했을 가능성 등을 집중 수사 중이다.

광주북부경찰서와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31일 오전 2시 28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광주 북부소방서 119 상황실에 접수됐다.

이 화재는 약 25분 만에 완진됐다. 그러나 아파트 내부 아이들 방에서 4세·2세 남아, 15개월 여아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돼 어린아이 3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아파트 베란다에선 아이들의 어머니 A(22)씨가 팔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고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부엌과 거실도 일부 탔지만 아파트 내부 아이들이 자고 있던 작은 방은 전소됐다. 이웃 주민 20여 명은 대피했다.

어린아이 3명이 사망한 화재는 3명의 아이가 자고 있던 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화재 발생 후 다른 곳에 있던 전 남편에게 전화해 신고하도록 했다.

A씨는 화재 직전 만취해 다른 곳에 있는 전 남편에게 전화로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편과 이혼 소송 끝에 지난 27일 이혼 판결을 받았다. 현재 별다른 직업 없이 3명 아이를 부양해야 할 상황이다.

A씨는 병원에서 받은 경찰 조사에서 “라면을 끓이기 위해 가스레인지 불을 켜놓고 아이들 방에 들어가 깜박 잠이 들었다가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베란다에 대피해 전 남편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엌 가스레인지는 거의 타지 않고 아이들이 자고 있던 작은 방이 전소된 것과는 모순된 진술이다.

이에 경찰은 추궁을 하기 시작했고 A씨는 “귀가하면 라면을 끓여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나 보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담뱃불을 잘 못 꺼 불이 난 것 같기도 하다. 담배를 어떻게 껐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귀가 후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다 날씨가 추워 거실로 들어와 담배를 피웠는데 15개월 딸이 칭얼대 작은 방에 들어가 딸을 안고 잠들었고 그 후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

광주 북부경찰서는 31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했지만 화재원인을 밝힐 만한 인화성 물질 등 특별한 증거나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광주 북부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31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방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아직 밝혀진 것이 없어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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