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신안보전략 발표] 新 경제냉전 열린다…열강 간 영향력 확대 경쟁 치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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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12-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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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국들에 대립각을 세우면서 향후 국제질서의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11개월 만에 발표된 전략은 대선 유세 당시 약속했던 자국우선주의 정책이 더 강력히 속도를 낼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 다시 울려퍼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자국우선주의 전략 더욱 선명해져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번 연설에서는 2016년 대선에서의 메시지가 다시 울려퍼졌다"면서 "이번 전략이 완전하게 실행될 경우 미국의 국제관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N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란 핵협상, 무역, 이민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미국이 다른 국가에 뒤처졌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안보전략 발표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들에 대해 대립각을 명확히 세웠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 미국이 우위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임은 "트럼프 대통령은 냉전 이후 미국 외교 관계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왔던 다른 나라들과의 협약들을 희생하면서도 미국의 주권과 이익을 지키겠다고 천명했다"면서 "이는 결국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라고 강조하면서 "불공정한 무역 행태와 지적재산권 절도에 대한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상당부분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외신은 지적했다. 당선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등을 이유로 중국을 강력하게 비난해왔다.

그러나 지난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에는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면서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이후 무역적자 축소와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 중국이 협조적 모습을 보이지 않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더 커지고 있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지난 17일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전략을 통해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경쟁국(Rival Power)‘이라고 규정하면서 양국에 대한 경계감을 숨기지 않았다. 

◆ 중국 일대일로, 러시아 시리아·북한 영향력 확대 견제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적 국제관계 시각 뒤에는 실제로 급속도로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중국, 러시아의 국제정책이 자리잡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기반으로 해 세력을 확산해 가고 있다. 지난 16일에도 영국은 중국 일대일로 사업 투자 차원으로 대출보증을 포함해 250억 파운드(333억 달러)에 달하는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양국은 중국 상하이 증시와 영국 런던 증시에서 주식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룬퉁' 개통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 협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11월에는 리커창 총리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등 3개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중동부유럽(CEE) 16개국과 모두 일대일로 협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하는 등 일찌감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던 아시아 지역을 넘어서 유럽까지 세력을 뻗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에도 최근 시리아 내전에 깊숙하게 관여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북핵 문제에서도 미국의 북핵 정책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면서 무게감을 키웠다.

미국의 신안보전략 발표에 대해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지난 18일 "미국의 중요성과 함께 중·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라는 사실을 원칙적으로 감안해 볼 때 미국의 안보 전략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30년 넘게 이어진 양국 협력이 결국 양국 모두에게 좋았던 '윈-윈(win-win)' 관계였다고 언급하면서,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일방적 손해를 보고 있다는 관점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춘잉 대변인이 원론적 입장을 발표했다면, 중국의 관영언론인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미국에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신문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을 침략한다는 평가는 지나치게 엉뚱하고 황당하다”면서 “노벨경제상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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