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모두가 주인공"…김윤석X하정우 '1987' 민주주의 역사를 담아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송희 기자
입력 2017-11-22 12:4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배우 김윤석[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1987’은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계속해서 주인공이 바통터치를 하며 이어져 가죠. 온 국민이 거리로 나와 국민이 주인이 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장준환 감독)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 대학생이 사망했다. 증거인멸을 위해 박처장(김윤석 분)의 주도 하에 경찰은 시신 화장을 요청하지만 최 검사(하정우 분)는 이를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인다. 경찰은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현장에 남은 흔적과 부검 소견은 고문에 의한 사망을 가리킨다. 한 사람이 죽고 모든 것이 변화하기 시작한 1987년의 이야기. 영화 ‘1987’(감독 장준환·제작 우정필름·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 고스란히 담겼다.

11월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점에서는 영화 ‘1987’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장준환 감독은 “6월 민주 항쟁은 슬픈 역사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다. 이 해는 온 국민이 나와 대통령을 국민이 스스로 뽑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해낸 해라고 생각한다. 서구 역사에서는 몇백 년씩 걸리는 민주주의를 우리는 몇십 년 만에 해낸 것. 감동적이 해였고 이 시기에 돌아볼 만한, 봐야 할 것 같은 그러나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역사를 보여주고 싶어 용기 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장 감독은 “짧은 시간 동안 우리의 민주주의가 휘청거리고 성숙해나가고 나아가고 있는 분명한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쓸쓸하고 답답할까?’ 양가적 가치가 존재하는 시대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영화가 되길 바란다. 다시 돌아보고 옷매무시를 고쳐서 앞으로 크게 발전하고 성숙하는 민주주의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배우 하정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묵직한 첫발을 뗀 만큼 작품에 임하는 배우들의 태도도 남달랐다. 극 중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의 김윤석은 “시나리오가 좋았다. 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 선택의 이유를 밝혔고, 화장 동의를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이는 서울지검 최검사를 연기한 하정우는 “아픈 사건을 무겁지 않게 관객에게 잘 전달하리라는 생각이 있었다”며 작품에 대한 장점을 짚었다.

교도관 한병용 역의 유해진은 “‘택시운전사’처럼 아픈 현실을 그리고 있다는 점”을 마음에 들어 했고, 사회부 윤기자 역의 이희준은 “시나리오를 보고 유튜브로 1987년도를 찾아봤다.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꼭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1987년도를 경험해본 배우들과는 달리 1990년생 김태리는 이 시대를 겪어보지 않은 상황. 그는 “시대극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달리 보면 고작 30년 전 이야기다. 시나리오가 좋았고 인물들의 에너지가 더해진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영화는 각 인물의 에너지가 한데 모이는 그야말로 모두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김윤석은 “그 시대의 대표적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권력이 어떻게 사람을 제어하고 있는지 보여주려고 했다. 이전에는 무정부주의 악역을 연기했다면 박처장은 실존 인물이고 자신의 역사를 통해 하나의 이념과 신념이 많은 것을 억누르는 인물이었다. 자료조사를 굉장히 많이 했다”며 실존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분투했다고 말했다.

하정우 역시 마찬가지. 그는 “영화에 한 발자국 들어가는 데 편하고 유연하게 디자인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정확하게 명시해주셨다. 관객들이 제 편에 서서 (영화에) 몰입하기를 바랐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윤기자 역의 이희준은 캐릭터 몰입과 이해를 위해 “실제 (윤기자 캐릭터의 모델인) 기자분의 기사를 찾아봤다. 문법이나 기사체를 보고 연기에 참고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태리[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 벌어진 사건을 영화화한 만큼 대체로 매 캐릭터가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운데 김태리가 맡은 연의 역만 완벽히 창조된 인물이라고. 김태리는 “연희 역은 완벽히 창조된 인물이다. 거기다 중반이 지나고부터 등장하는데 선배님들이 쌓아놓은 에너지를 받아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다. 감독님과 감정신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그보다 신입생다운 풋풋하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1987’은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박희순, 이희준, 김태리와 더불어 설경구, 오달수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특별출연을 결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장 감독은 “정말 감사하다. 김윤석 선배와 오달수 선배는 박종철 열사의 고등학교 후배기도 하다. 직접 겪은 일이기에 그 기억을 가지고 기꺼이 작은 부분에 참여하겠다고 말씀 주셨다. 정말 행운이었다. 87년도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지만 30년 후에도 작은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내내 영화에 대한 굳은 신념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호사를 언제 누려보겠느냐”며 “이 모든 게 저 때문이 아닌 이야기가 가진 힘과 함께하고자 하는 배우들의 마음 덕분이다. 뿌듯하고 감사하다. 연출을 자랑할 건 없어도 배우들의 힘은 장담한다”며 모든 영광을 배우들에게 돌렸다.

완벽한 고증과 단단한 신념으로 채워진 영화 ‘1987’ 모두가 뜨거웠던 그해를 담아낸 작품은 오는 12월 개봉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