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인사] 반도체 '1등 DNA' 전면에... 혁신 가속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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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7-11-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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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강남 서초 사옥. [사진=유대길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1등 DNA'를 전면에 포진시키고 혁신작업 가속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6일 부사장 27명 등 총 221명을 승진시키는 2018년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사상 최고 실적 경신 행진을 하고 있는 반도체(DS) 부문에서 선택했다. DS 부문은 2015년 58명, 2016년 57명, 올해 5월 41명이었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신상필벌’과 더불어 이재용 부회장의 장기간 부재에 따른 혁신 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DS 부문 인원의 대규모 임원 승진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1등 DNA를 회사의 ‘두뇌’에 심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실제 앞서 사장단 인사에서도 7명의 사장 승진자 가운데 4명이 DS 부문 출신이었다. 특히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줄곧 메모리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왔던 진교영(55) DS 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올해 3월에 메모리사업부장이 된 지 8개월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이 부회장의 부재와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라 약화됐던 ‘뉴삼성’의 기치를 바로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그동안 지적받아왔던 혁신 정체 요소의 제거에도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위주의 치우친 수익구조, 대형 M&A(인수합병) 저조, 결여된 신사업 발굴 노력,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부족 등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위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5300억원, 영업이익률 23.4%의 잠정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분기 사상 최고치를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문제는 DS 부문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4조5300억원 중 반도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9조9600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이를 뒤따르고 있는 IM(IT·모바일), 디스플레이, CE(TV·가전) 부문은 각각 22.6%(3조2900억원), 6.7%(9700억원), 3.0%(44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CE 부문은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역성장했다.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700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분기에는 1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CE 부문도 올해 3분기 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3분기 거둬던 7700억원의 영업이익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에 삼성의 혁신이 거꾸로 돌아가는 사이 애플과 구글 등 경쟁사들은 미래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일례로 애플은 이밖에도 차세대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낸드플래시 반도체 분야 등에도 새롭게 투자하고 있다. 구글도 최근 대만 스마트폰 업체인 HTC로부터 지식재산권과 개발인력을 11억 달러(약 1조2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리더십의 부재로 인해 내상이 커져왔다”며 “이번 인사를 계기로 반도체 1등 DNA가 곳곳에 포진하게 된 만큼 삼성전자의 혁신이 속도를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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