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CEO의 통큰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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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7-11-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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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

  • 당기순익 61% 배당

[그래픽=김효곤 기자]


7년 임기를 보장받은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이 회사 당기순이익의 61%를 배당하며 대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배당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IFRS17 도입 등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배당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사장은 보험업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장수 CEO다. 지난 2010년 11월에 7년이라는 장기 임기를 보장받고 선임됐다. 2~3년 단기성과에 휘둘리는 국내 보험업계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다.

파격적인 대우를 받은 홍 사장은 재임 기간 라이나생명을 외국계 보험사 가운데 1위로 성장시켰다. 2009회계연도 7215억원 수준이던 수입보험료는 2016회계연도 1조9776억원으로 274%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20억원에서 2459억원으로 341.52% 확대됐다.

동시에 대규모 배당을 단행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013회계연도부터 배당금 총액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특히 2016회계연도에는 배당금 총액이 1500억원으로 직전회계연도 7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배당 성향도 2015회계연도까지는 30% 수준을 유지했으나 2016회계연도 갑작스럽게 61% 수준으로 대폭 상승했다. 2016회계연도 결산배당을 통해 라이나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한 시그나 체스너트 홀딩(Cigna Chestnut Holding)은 1500억원의 배당금을 고스란히 챙겼다.

대주주가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 만큼 실적과 배당을 통해 보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의 배당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2016회계연도 대부분 생보사가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배당성향을 축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라이나생명의 배당성향이 눈에 띈다는 얘기이다. 실제 지난해 연결기준 배당성향을 따져보면 삼성생명은 10.6%, 한화생명은 7.6%를 기록했다.

대규모 배당으로 라이나생명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하는 점도 문제다. 대규모 배당 때마다 라이나생명의 RBC비율은 20% 가량 줄어들었다. 2016회계연도에도 결산배당 전 331.6% 수준이었던 라이나생명의 RBC비율은 배당 후 316.7%로 14.9%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당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요소이기에 당국에서 직접적으로 제한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다만 보험시장의 영업환경 변화와 새로운 회계기준의 도입 등을 고려하면 배당을 늘리기보다 건전성 개선에 노력해 달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이나생명은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지 않아 과도한 배당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대거 판매한 국내 생보사와 달리 라이나생명은 IFRS17 도입 충격이 적다는 설명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IFRS17 대비에 만전을 기울이면서 배당을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의 건전성 등을 고려했을 때 무리한 규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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