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이 뽑은 별별 명장면] '범죄도시' 화장실신, '센 캐'vs'센 캐'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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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10-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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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이 꼽은 영화 '범죄 도시'의 명장면은 장첸(윤계상 분)과 마석도(마동석 분)가 붙는 화장실 신이다.[사진=머리꽃 제공]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66번째 타자는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제작 ㈜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 ㈜키위미디어그룹)의 주인공 마동석이다.

영화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2004년 왕건이파, 2007년 흑사파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이번 작품에서 마동석은 주먹 한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괴물형사 마석도를 연기했다. 근육질 몸매와 다부진 주먹, 강력계 형사 경력만 15년째인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언뜻 보면 형사인지 조폭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거칠어 보이지만 강력반 형사 후배들만큼은 살뜰하게 생기는 따듯한 심정의 소유자다. 그러던 어느 날, 마석도는 관할 구역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보고 직감적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악랄’한 놈의 짓임을 눈치 챈다. 그를 잡기 위한 소탕작전을 세우는 것도 마석도와 강력계 형사들의 몫이었다.

“제가 인상 깊게 생각하는 신은 역시 화장실 신이죠. 수사망을 좁혀가던 마석도가 공항 화장실에서 장첸과 맞닥뜨리게 되는 장면이에요. 특히 ‘혼자 왔니?’라는 장첸의 말에 ‘어, 나 싱글이야’라고 맞받아치는 모습을 좋아해요. 제가 좋아하는 유머죠.”

마동석이 언급한 화장실 신은 대망의 ‘한 방’이 준비돼있는 장면이다. 마석도가 수사망을 좁혀오자 악랄한 짓을 일삼던 장첸(윤계상 분)은 해외로 도피하기 위해 공항을 찾는다. 급박하게 도망칠 준비를 마쳤지만 마석도는 끈질기게 장첸을 뒤쫓고 결국 공항 화장실에서 마주하게 된다. 제 아무리 ‘괴물 형사’지만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자신을 찾아온 마석도의 모습에 장첸은 기가 막힌 듯 “혼자 왔니?”라고 묻고, 마석도는 특유의 부루퉁한 말투로 “어 싱글이야”라고 유머로 대응해 극도로 긴장한 관객들에게 숨통을 트여주기도 한다.

“제게는 나름대로 규칙이 있어요. 강한 상대가 강한 상대를 마주했을 때 서로 으르렁 거리기만 한다면 텐션이 조금 가벼워진다고 할까요? 예컨대 ‘죽을래?’라고 시비를 걸었을 때 ‘뭐, 이 XX야?’라고 한다면 그 긴장감이 뚝 떨어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반대로 서로 빈정거린다면 그 텐션이 더 높아지는 것 같아요. 장첸도 그렇잖아요. ‘혼자 왔니?’하고 빈정거리는데, 저 역시도 빈정거리는 투로 답하죠. 사실 그 장면은 애드리브였어요. 빈 칸으로 설정된 대사였는데 여러 반응을 보이다가 선택된 대사죠.”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 역을 맡은 윤계상(왼쪽)과 마석도 역을 맡은 마동석 [사진=키위미디어그룹 제공]


마동석이 언급한 화장실 신은 높은 긴장감만큼이나 이후 벌어지는 액션 또한 수위가 높다. ‘센 캐릭터’ 마석도와 ‘센 캐릭터’가 장첸이 만나는 유일한 장면으로 두 사람이 펼치는 액션은 치열하고 처절하며 살벌했다.

“(윤)계상이가 액션을 잘 해요. 그 장면 같은 경우는 무수히 연습을 했고, 치밀하게 안무를 짠 장면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수월하게 찍을 수 있었어요. 액션이라는 게 몸도 잘 써야하지만 머리로도 잘 외워야하거든요. 그런데 계상이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었고 안무하듯 잘 소화해냈어요.”

장첸과 마석도의 신경전은 영화 내내 ‘범죄도시’의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보기만 해도 든든한 마동석과 상대하기 위해서는 장첸의 악랄하고 무자비한 모습이 강조되어야 했다.

“이 영화를 시원하고 통쾌하게 만드는 건 장첸이에요. 그가 드라마를 잘 쌓아야 마석도가 개입했을 때 더욱 카타르시스가 올라가거든요. 그만큼 장첸이 중요했고, 계상이는 그 몫을 잘 해줬어요. 거기다 그가 연기를 잘 해줘야 저 역시 감정 이입이 돼서 촬영이 시작되면 촬영장 밖의 제 모습과 전환이 될 수 있거든요.”

그야말로 ‘센 캐릭터’와 ‘센 캐릭터’의 만남이다. 마석도와 장첸이 벌이는 액션은 극의 긴장감을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장면. 때문에 마동석 역시 가장 아끼는 장면이라고. 마동석이 언급한 긴장감 폭발, ‘센 캐릭터’들의 만남은 영화 ‘범죄 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러닝타임 121분, 관람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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