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통신] “전통 민족 언어·문자 지킨다”…민족문자 출판기지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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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중국)=최미란 통신원
입력 2017-10-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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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이중 언어 정책 일환…자치주도 다양한 지원정책 전개

[최미란 옌볜통신원]

최근 지린(吉林) 민족문자 출판기지가 옌지(延吉)에 생기면서 한글 출판물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

지린 민족문자 출판기지는 한글 출판 인프라 건설과 인적자원 보강 및 출판내용 혁신, 출판시장 재정비를 거쳐 지린성의 한글 출판물 시장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과 확대를 취지로 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중국어 도서를 번역 출판하고, 한글 교재를 편찬 출판하게 된다.

옌볜(延邊)은 중국 최대의 한글 출판물 생산지인 동시에 최대의 소비시장이기도 하다. 중국 내 한글 출판물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현재 옌볜인민출판사, 옌볜교육출판사, 옌볜대학 출판사 등 3개의 한글 출판사와 21개의 한글 신문과 잡지 등 간행물이 있으며 15개 한글 출판물 등록 사이트와 9개의 한글도서 발행기구가 있다.

한글 도서와 간행물 인쇄를 책임지는 국가급 대형 인쇄업체가 1개, 중소업체는 200개에 달한다. 해마다 한글 도서 900여종을 출판하는데, 그중 한글교재가 600여종, 일반 도서가 300여종을 차지하고 있다.

출판기지의 설립으로 향후 매년 한글 도서의 출판은 현재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국가출판기지 항목, 민족문자출판 전문자금 지원항목 등 여러가지 혜택을 누리게 된다.

다민족 국가인 중국은 소수민족에 한해 언어문자 사용에서 이중 언어 교육 정책을 견지해왔다.

중국의 공용어인 중국어, 정확히 말하면 보통화(普通話)의 보급을 추진함과 동시에 소수민족 자치 지역에서는 자기 민족의 언어와 문자사용을 제창하고 보장한다.

1952년 실행한 ‘중화인민공화국 민족구역 자치 실시 요강’에서도 민족 문자의 사용을 법적으로 공식화했다.

옌볜조선족자치주는 1952년 창립된 후 한글 문자의 사용과 발전을 보장하기 위해 곧바로 ‘옌볜조선족자치주 조선어 문자사업 조례’를 제정하고 문자사용을 규범화했다. 1985년에는 첫 ‘조선말규범집’을 출판했다.

정부 사업보고나 당 대회 주요 문서도 여러 가지 소수민족 언어로 번역 출판되며, 대학입시에서도 민족 문자를 사용하면 가산점을 부여한다.

민족자치 지역에서는 민족 언어와 문자의 지위가 한자보다 우위다. 문자 위치나 크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있다.

중국 조선족 집거지역인 옌볜에서는 길거리 간판이나 신문, 문서 타이틀도 한글이 위, 한자가 아래에 위치해 있다. 한글이 한자보다 작아서도 안 된다.

현지 서점을 가면, 한글로 된 출판물이 중국어 도서에 못지않게 종류별로 다양하다. 옌볜의 출판사들을 통해 재출판된 한국 도서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런 노력과 바람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부터 조선족 사회에서 ‘한글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 조선족 인구의 감소가 꼽힌다. 중국 연해 발달 지역에로의 진출이 증가하면서 중국에서 생존하려면 한글보다 그래도 중국어를 알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조선족 학생들의 한족 학교 입학이 급증하고 한글 사용자가 감소하고 사용범위와 교제기능이 점차 좁아졌으며 한글의 비주류화 속도도 빨라졌다. 한글의 생존환경이 크게 위협을 받았고 한글 출판물의 시장이 위축됐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옌볜조선족자치주는 조선족 학생이 한족 학교로 자유롭게 입학·전학하던 정책을 바꿨다. 금지했다.

2014년 옌볜조선족자치주 제14기 인대상무워원회 9차 회의에서는 자치주 성립일 바로 전날인 9월 2일을 ‘조선어문자의 날’로 지정했다.

중국 조선족은 지금껏 언어문자 사용에서 교류와 북한 철자법과 문법을 상당 부분 따랐다. 시대의 발전과 언어 문자의 사용 변화에 따라 새로 개정한 법규와 규범에서는 한국과 북한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부분을 많이 늘리고, 서로 다른 부분은 합리한 쪽으로 따르는 원칙을 적용했다.

그리고 중국조선어학회, 중국조선어교육연구학회, 중국민족어문번역국, 길림성민족사무위원회 전문가들은 해마다 중국 조선어문포럼을 꾸준히 개최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 아래에서의 중국 조선어 현황과 미래에 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와 자치주는 민족 언어와 문자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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