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계 에어버스' 될까..佛 알스톰-獨 지멘스 철도사업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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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9-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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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프랑스 알스톰과 독일 지멘스가 철도사업 부문을 합병하면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맞설 유럽의 철도 공룡이 탄생하게 됐다.

파이낸셜 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고속철 테제베를 생산하는 알스톰과 독일 지멘스는 26일(현지시간) 양사 이사회의 만장일치 승인을 거쳐 철도사업 부문을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지멘스는 철도사업을 알스톰과 합병하는 조건으로 합작회사 ‘지멘스 알스톰’의 지분 50%를 갖기로 했다.

지멘스의 조 케저 CEO는 이번 합병과 관련해 “우리는 유럽식 사고를 통용케 하고 알스톰과 협력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철도 산업에서 새로운 유럽의 챔피언을 탄생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합병회사의 매출액은 153억 유로(약 20조원)이며 이자 및 세전 이익은 12억 유로로 알려졌다. 합병을 통해 이들은 향후 4년간 매년 4억7000만 유로의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병회사의 대표는 현재 알스톰의 수장인 앙리 푸파르-라파르즈 CEO가 맡기로 했으며 본사도 프랑스에 두기로 했다.

WSJ는 이번 합병은 유럽이 치열한 경쟁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시험이자 항공산업의 에어버스처럼 철도산업에서도 내로라하는 유럽의 대표기업을 만드는 중대한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국영 철도업체 CRRC는 지멘스와 알스톰이 지배하던 세계 철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연간 매출 300억 달러(약 34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철도업체로 부상했다. 

100여년에 걸친 역사를 가진 프랑스 알스톰은 국민기업이자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지멘스와의 합병을 두고 정치적 반발도 있었다. 2014년 알스톰이 핵심 사업인 터빈 사업부를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에 매각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번 거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강한 지지에 힘입어 가능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마크롱은 유럽이 중국과 미국 등 경제 강국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초월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FT는 프랑스 정부의 합병 승인은 유로존 개혁을 추진하는 마크롱이 유럽과 독일에 대한 프랑스의 선의와 믿음을 보여주며 취한 제스처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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