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북한 대표 자리, 트럼프 코 앞"...'완전파괴' 보도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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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7-09-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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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언론, 트럼프 유엔연설 北 내용 상세보도 안해, 다양한 이슈 거론했다

  • 신화사 "북한 대표 자리, 연단에서 가까워", "본인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다"

  • 유엔주재 北 대사, 트럼프 연설 보이콧, 고위급 아닌대표부 인사 착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유엔 데뷔전에서 북한에 대해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등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냈지만 중국 언론은 이를 크게 부각하지 않으며 보도 수위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1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 연단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군사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완전파괴', '자살임무' '로켓맨' 등 지나치게 거침없는 표현으로 북한에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데 5분 이상을 할애했다.

하지만 중국 언론은 이를 크게 언급하지 않았다. '완전 파괴'라는 단어 대신 북한과 중국의 '맞대응(對臺戱)'라는 표현을 쓰고 "북한 대표 자리가 트럼프가 선 연단에서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며 살짝 경계심을 내비치는 수준에 그쳤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사(이하 신화사)는 유엔총회 연설을 언급하기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날인 18일 '유엔개혁 관련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유엔의 관료주의와 잘못된 관리방식을 꼬집었다는 사실을 먼저 전했다.

또, 이날 기후변화 관련 고위급 회의에 미국 측에서는 주(州)·시(市) 단위 대표만 참여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정 탈퇴 선언에 대한 논쟁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이는 세계 공동의 인식과 멀어지는 길이라고 일침했다.

북한 관련 보도는 그 다음이었다. 언급은 짧았다. 신화사는 한반도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첫 연설에 큰 관심이 쏠렸다는 점을 인정하고 연설을 할 당시 북한 대표 자리가 연단 바로 앞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에 북한은 맨 앞줄 8석 중 한 자리를 얻었다. 사실 이 자리에는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앉아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 연설 순서가 다가오자 자리를 박차고 나가 보이콧했다. 실제로 이 자리에서 트럼프의 '북한파괴' 연설을 들은 이는 고위급 인사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신화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맞대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것도 혼자만의 생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미얀마 로힝야 사태, 이란, 기후변화 문제 등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을 잇따라 전하며 북핵이 여러 이슈 중 하나였다는 인상을 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망(海外網)은 북한보다는 테러리즘에 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전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이후 미국의 상황이 나아졌고 막강한 군사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으며 '미국 우선주의'를 견지할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국제 이슈로는 테러 중단을 호소하고 이란, 쿠바, 북한, 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관점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매체 펑파이뉴스는 외신과 신화사 보도를 적절히 섞어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이슈를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신화사 보도를 인용해 "트럼프 연설 당시 북한 대표가 앞에서 이를 들었다"는 점만 언급했다. 또, 앙광망(央光網) 보도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의 관료주의와 지나치게 많은 분담금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음을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에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물론 총회 핵심의제가 북핵일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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