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공수처' 설치…검사만 50명·최대 120명 수사 우선권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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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7-09-1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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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부 검찰개혁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안 발표

  • 수사·기소·공소유지권 모두 갖고 검·경 '셀프수사' 방지

  • 사정기관 권력 분산시켜 부패행위 효율적 처벌 의도 분석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1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고위 공직자와 판·검사, 국회의원 등의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공수처 설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자료제공=법무부]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핵심 방안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독립기구인 공수처는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권을 모두 갖고 검찰·경찰 수사가 겹칠 경우 '수사 우선권'도 갖게 된다. 또한 검사 50명을 포함해 수사 인원만 최대 120여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체제가 갖춰질 예정이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1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고위 공직자와 판·검사, 국회의원 등의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공수처 설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을 보면 검·경은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할 경우 공수처장에게 통보해야 하며,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검·경 등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할 경우에도 공수처로 해당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

검·경의 '셀프수사'를 막을 방안도 제시됐다. 검찰이 검사의 범죄를 발견한 경우나 경찰이 경무관 이상 고위 경찰공무원의 범죄를 발견한 경우에는 사건을 공수처로 넘기도록 권고한 것이다.

그동안 검찰의 기소권 독점(검사만이 형사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일)으로 검찰의 내부 비리, 공직자의 수사 등에 대한 '감싸기 논란'이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사정기관의 권력을 분산시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검·경의 정치적 부담을 덜고 효율적으로 부패행위를 처벌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개혁위원회는 "기존 제도로는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를 제대로 방지할 수 없으므로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수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 비리도 경찰이 수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수처가 검찰 비리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라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120여명 규모의 대형 체제로 구성된다. 처장·차장은 각 1명, 공수처 검사는 30~50명, 공수처 수사관은 50~70명으로 이뤄진다. 공수처장의 임기는 3년으로 15년 이상의 법조 경력자 또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학교수 가운데서 임명하도록 했다.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협 회장, 국회 추천 인사 4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서 2명을 추천하고 그 중 대통령이 지명한 1명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공수처 차장은 처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공수처 검사도 공수처 인사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검사 출신은 공수처 검사 정원(30~50명)의 절반을 넘을 수 없도록 규정했다. 공수처와 검찰을 분리하기 위한 조치다. 개혁위원회는 공수처가 검찰 등 주요 권력기관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이지만, 또 하나의 대형 권력기관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견제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수사 지휘 '정점'인 공수처장과 차장은 3년으로 중임할 수 없다. 공수처장, 차장, 검사들은 퇴직 후 3년간 검사로 임용될 수 없고, 1년 내엔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이 될 수 없다.

과거 검찰에서 검사가 청와대에 들어가기 위해 퇴직했다가 재임용되는 방식으로 복귀하는 등 권력과 유착될 가능성이 제기됐던 문제를 차단하려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개혁위원회는 "중립적 성격의 추천위를 구성해 공수처장을 추천하고 인사위원회를 통해 공수처 검사를 임명하므로 높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권고안을 토대로 공수처 설치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고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신속하게 통과돼 공수처가 설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4일 출범해 새 정부의 검찰개혁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개혁위는 지난 2주간 5차례에 걸쳐 논의를 진행해왔다. 개혁위는 '검찰개혁 3대 과제'인 법무부 탈검찰화 방안과 공수처 설치안을 확정함에 따라 앞으로는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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