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기질 공동연구의 의미와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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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표 이화여대 교수
입력 2017-08-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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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표 이화여대 교수]


지난 수년간 많은 국민이 미세먼지 문제로 불안에 빠져 있다. 미세먼지가 어디에서 많이 배출되고, 어떤 영향을 끼치며,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정보도 나온다.

이들 정보는 하나하나 중요하지만, 오히려 국민을 혼란에 빠뜨려 더욱 불안하게 한다.

정부는 그간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한 예로 2005년부터 수도권 대기환경개선계획을 시행했다. 또 2013년부터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정부는 왜 국민의 불안을 명쾌하게 해결하지 못할까? 주요 원인은 정부 스스로가 현재 시행하는 대책 중 어느 것이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했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서는 정확한 배출원과 배출량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농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나아가 미세먼지는 직접 배출되는 것보다 대기에서 생성되는 비율이 높아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전구물질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의 배출량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들 전구물질의 미세먼지 생성과정을 과학적으로 이해해야만 대책수립과 효과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정부가 최근 배출량 자료의 정확도 평가와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생성 특성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연구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주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2016년에 수행한 한미협력 국내 대기질 집중연구(KORUS-AQ)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계획을 세워 미국과 국내의 여러 연구팀이 함께 다양한 관측과 예측 연구를 수행했다는 면에서, 또 산출한 측정과 예측결과의 정도관리와 검증을 철저하게 했다는 면에서 신뢰성이 높다.

KORUS-AQ의 특징 중 하나는 우리나라 연구진만으로 수행했던 기존의 지상측정소 위주의 연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항공기와 선박을 다양하게 활용해 종합적으로 측정했다는 점이다.

특히 항공관측을 수행해 대기오염물질의 3차원 분포를 파악, 새로운 과학적인 발견과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이밖에 새로운 연구 결과의 예로, 톨루엔을 포함한 유기화합물의 주요 배출원 확인이 중요하다.

환경부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에 따르면, 톨루엔은 유기용매 사용에서 주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측정결과로 톨루엔은 다른 용매 성분과 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2차 생성에 대해 많이 알려졌지만, 4~5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직접 배출되는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만 대책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효과적인 미세먼지 개선을 위해 직접배출과 함께 2차생성에 기여하는 원인물질의 배출도 같이 저감해야 하며, 저감할 때에도 적절한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결과는 향후 과학적 기반의 정책수립과 이해당사자 협의에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것이다.

KORUS-AQ가 여러 면에서 성공적이었지만, 향후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다. 국민이 많은 관심을 갖는, 외부로부터의 이동이 많은 겨울철과 이른 봄철에도 집중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3차원 종합 관측의 중요성을 절감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를 위한 전용 항공기 자원이 마련되지 않았다. 따라서 집중 연구를 계속하기 위한 여러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전문 연구자의 확보 문제다. 이번 KORUS-AQ 연구에 참여한 미국측 연구자처럼 직접적인 연구와 함께 연구관리 경험과 능력을 쌓은 전문가를 육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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