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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예능, 한한령 내세워 '한국색 지우기'… 중국판 '나가수' 이름 바꾸고 새로운 시즌

박은주 기자입력 : 2017-08-31 21:00수정 : 2017-09-01 16:57
'가수'로 간판 바꾸고 MBC와 결별… 진행 방식 약간 변화주고 판권료 지불 중단 위성TV들, 한국 예능 포맷만 살짝 바꿔 론칭… 절차 복잡해 저작권 소송도 난망

중국판 '나는 가수다(我是歌手)'의 새로운 명칭'가수(歌手)' [사진=바이두]


국내 예능의 성공적인 중국 진출 사례로 꼽히던 중국판 '나는 가수다'(我是歌手, 이하 나가수)'가 올해 초 새로운 이름을 내걸고 '한국색 지우기'에 나선 데 이어,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과거 중국 당국의 한한령(限韓令·한국 콘텐츠 금지령)을 정확하게 예고해 화제를 일으켰던 웨이스관차성(衛視觀察生)이란 아이디의 누리꾼은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후난위성TV의 방영 예정 프로그램 목록에 '가수(歌手)'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가수'는 중국판 '나가수'의 새로운 명칭이다.

후난위성TV가 지난 2013년 MBC에​ '나가수'의 프로그램 판권을 정식으로 구매해 방영하면서 중국판 '나가수'는 돌풍을 일으켰다. 곧이어 후난위성TV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까지 자리잡았다.

중국에서 '나가수' 인기가 치솟으면서 가수 황치열, 더원 등이 중국판 나가수에 출연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국내 기성가수들 사이에서는 중국판 '나가수'가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여겨졌다.

이처럼 매시즌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유지했던 중국판 '나가수'의 상황은 올해 들어서자 급변하기 시작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북핵 갈등이라는 외교적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한한령 한풍이 불자, 중국판 '​나가수'는 황급히 '한국색 지우기'에 나섰다.

후난위성TV는 올해 초 시즌5로 방영 예정이었던 중국판 '나가수'는 프로그램 명칭을 '가수(歌手)'로 바꿨다. 뿐만 아니라 기존 포맷 구매처였던 MBC와는 결별하고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에도 약간의 변화를 주며 기존 '나가수'와 '거리두기'에 돌입했다.

매 시즌마다 판권을 구매해오던 후난위성TV는 명칭을 바꾼 이후로는 더이상 MBC에게 판권에 대한 값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기존 '나가수'의 포맷을 살짝 변형한 수준에 불과한 '가수' 시즌1은 지난 1월 방영을 시작해 4월 종영한 상태다.

한 국내 방송 관계자는 "중국판 '나가수'가 올해 명칭을 바꾼후 부터는 판권에 대한 돈을 전혀 지불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가 관계가 완화되더라도 한번 나간 포맷임으로 판권에 대한 지불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소송을 걸어도 이길 수 있을 가능성은 사실상 적다"고 전망했다.

중국 '나가수' 측에서는 "양국 교류가 냉각되면서 한류 관련 콘텐츠들에 불똥이 튀자 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태도다.

이처럼 중국판 '나가수'가 한국을 외면하는 상황이 되자, 과거 '나가수'를 통해 중화권에서 인기를 얻게 된 일부 연예인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황쯔리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새로운 한류 스타로 떠오른 황치열은 지난 2월 방송한 예능 프로그램 '도전자연맹 시즌2'에서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모습이 모자이크 처리되거나 대폭 삭제됐으며, 출연한 드라마가 방송 연기되는 등 피해를 봤다.

중국판 '나가수' 출연이 약속돼 있던 가수 한소아도 출연이 무산되면서 중국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기성 가수들도 한숨이 짙어졌다.

◆ 中 올 하반기 예능도 여전한 '한국 베끼기'

중국 방송사에서 판권을 내고 구매했던 '나가수' 등 국내 예능에 대한 비용 지불을 멈추고 포맷만 살짝 변형시켜 자체 프로그램으로 론칭시키는 등 중국의 국내 예능 베끼기가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중국의 수많은 위성TV들이 JTBC '효리네 민박'같은 국내 예능과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표절 논란'은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웨이스관차성은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 4분기 방영 예정인 위성TV들의 예능 프로그램 목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목록에 따르면 민박집을 짓고 민박집 생활을 위주로 하는 저장(浙江)위성TV의 리얼 버라이어티 '아름다운 집(漂亮的房子)'과 민박 경영 프로그램 '세 개의 정원(三個院子)', 연예인들이 한 집에서 합숙하는 둥팡(東方)위성TV의 관찰힐링 예능 '청춘여관(青春旅社)' 등이 있다.

목록에는 최근 '효리네 민박'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후난(湖南)위성TV의 ‘친애하는 객잔(親愛的客棧·가제)’이 새로운 이름인 '일가객잔(一家客栈)'으로 포함돼 있다. '일가객잔'은 '윤식당'을 표절한 '중찬팅(中餐廳)’의 후속작으로, 오는 10월 7일에 방영될 예정이다.

공개된 프로그램 목록을 보면 친숙한 포맷의 예능들이 눈에 띈다.

가장 당혹스러운 건 '효리네 민박'의 표절 의혹을 받는 중국 예능 프로그램이 '일가객잔' 외에도 또 있다는 점이다. 10월달 방영 예정인 동팡위성TV의 '청춘여관'은 되려 '일가객잔'을 베낀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가객잔'은 판빙빙 부부를 포함한 유명 인사 커플 두 쌍이 하나의 민박을 운영하는 일상을 지켜보는 관찰형 리얼리티 예능이다. '청춘여관'은 10명의 동업자가 2개의 여관을 운영한다는 컨셉이다.

두 프로그램의 기본 포맷 모두 이효리·이상순 부부 두 사람이 제주도에서 부부 민박집을 운영하는 '효리네 민박'과 대동소이하다는 평이다.

저장위성TV의 '아름다운 집'은 메인 MC가 6명의 연예인들을 이끌고 각지의 오래된 촌락에서 미션을 수행하면서 함께 합숙하며 동고동락하는 형태로, SBS '룸메이트'의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저작권자가 표절을 한 중국 측에 대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다.

저작권자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공문을 보내 항의하는 것' 정도다. 하지만 공문을 받은 중국 측이 무시해버리면 다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사실상 별다른 효과는 없는 셈이다.

또 다른 방송국 관계자는 "소송을 걸려고 해도 관련 법률과 소송 준비 과정이 워낙 복잡하고 길어서, 막상 소송을 걸 수 있을때가 되면 작품이 종영해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저작권자 측에서도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중국어 매체들과 콘텐츠 제휴 중국 진출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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