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IB 시대' 작은 증권사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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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기자
입력 2017-07-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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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기자= 작은 증권사마다 뭘 먹고 살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업을 덩치 큰 증권사가 독차지하는 바람에 존속 자체를 위해서라도 남다른 무기가 절실해졌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확보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5개사는 이달 7일 '초대형 IB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냈다.

최근 대형사들은 인수·합병(M&A)과 자본확충으로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리테일에 걸친 대부분 분야에서 고른 강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초대형 IB 인가로 기업어음 발행 같은 새롭게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진다.

반면 중소형사가 설 곳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서둘러 덩치를 키운 이유다. 회사는 합병과 대규모 증자로 초대형 IB 합류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업계 최고 수준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더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여력이 없는 나머지 중소형 증권사는 다른 강점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신영증권은 고액자산가를 바탕으로 한 자산관리를 내세우고 있다. 다른 증권사와는 달리 팀 단위로 고객을 관리한다. IB 부문에서도 부서별로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는다. 기업별로 맞춤형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단골 고객인 두산그룹을 보면 주요 계열사가 모두 신영증권을 통해 회사채나 전환사채(CB)를 발행해왔다.

SK증권이나 현대차투자증권은 재계 5위 안에 드는 모그룹 물량이 강점이다. SK증권은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분야에서 우위를 보여왔다. 상반기 회사채 인수 분야에서 KB증권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계열사 SK텔레콤을 등에 업은 ABS도 주관 1위, 인수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퇴직연금 물량을 대주고 있다. 2016년 상반기 퇴직연금 적립액은 총 7조73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86.7%(6조7042억원)를 차지했다.

다만 SK증권은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계열분리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현대차투자증권도 내부거래에 부정적인 입장인 새 정부 기조에 따라 규제를 받을 수 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주식거래 점유율 24%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무기다. 물론 키움증권도 안심할 수는 없다. 합병을 통해 고객을 늘린 미래에셋대우(18%)가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대체투자에, 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은 해외 기업공개(IPO)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초대형 IB 등장으로 경쟁력 없는 중소형사는 살아남기 어려워졌다"며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면 하나라도 강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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