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때 재단 출연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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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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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독대할 당시 SK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금액을 직접 확인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는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에 대한 22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최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은 독대 이후 1년4개월 만에 법정에서 만났으며, 최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그룹 회장 가운데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독대했을 당시 최 회장에게 미르와 K스포츠재단 출연에 감사 표시를 하면서 추가 지원금 89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 회장은 "서울 삼청동의 한 양옥집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인사말을 건넨 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 이야기를 꺼냈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공개한 자료에는 최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면담할 때 거론했던 건의 사항으로 최 수석부회장 석방을 포함해 면세점 특허권 갱신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등이 포함돼 있다.

최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자리에는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도 배석했다. 애초에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 두 사람만 대화를 이어가다 최 회장이 '규제 프리존' 등 경제 관련 이야기를 꺼내자 안 전 수석과 자리를 함께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SK는 미르·K재단에 얼마를 출연했지요?"라고 물었고, 이에 안 전 수석이 "111억원을 출연했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SK그룹이 미르·K재단에 출연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또 면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장애인스포츠 활성화와 관련해 가이드러너에도 대기업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 사이에선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최 회장의 출석 전에 먼저 피고인석에 들어와 앉아 있던 박 전 대통령은 최 회장이 증언대에 서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최 회장은 증인석의 오른편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쪽으로 아예 시선을 두지 않았다.

방청석에 있던 한 남성은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의 말에 불쑥 "맞습니다"라고 호응하다가 퇴정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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