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최광진 에프엑스기어 대표 “이우(義烏)부터 대륙 공략”…VR 대표기업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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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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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내 합자법인 설립…PC방에 VR기기 대규모 보급

최광진 에프엑스기어 대표[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차이나 김봉철 기자 = “구글과 페이스북과 비교해도 영상을 처리하는 기술력만큼은 우리가 앞선다고 자신합니다. 올해 중국 진출을 발판으로 국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의 대표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지겠습니다.”

최광진(44) 에프엑스기어 대표는 아주차이나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부 박사 출신으로 에프엑스기어 창립멤버이자, 엔지니어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다 지난해 10월부터 대표직을 맡았다.

에프엑스기어는 2003년에 창업한 14년차 중소기업으로 컴퓨터그래픽(CG) 소프트웨어(SW) 개발회사로 시작해 영화·3D 애니메이션 특수효과용 SW를 개발하고 있다. 에프엑스기어가 개발한 CG SW는 디즈니, 드림웍스에 쓰이고 있다.

이후 에프엑스기어는 시장 확대를 위해 2012년부터 모바일로 사업 방향을 전향, 탁월한 CG 기술력을 토대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시장의 ‘숨은 강자’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사업 비중은 CG 분야가 줄고, VR·AR 사업이 90%까지 늘어났다.

최 대표는 “당시 CG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성장 가능성도 크지 않았다”면서 “SW 개발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강점이 있는 작은 업체들에게 불리해지는 상황이 계속 발생해 사업 방향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프엑스기어의 NOON VR은 지난해 3월 유럽 IT 기기 전문 유통업체인 ‘애닉스(Anixx)’와 10만대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유럽 CE(유럽시장 통합안전인증) 인증을 획득한 바 있으며, 현재 북미·EU(유럽연합)·일본 등 40여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특히 에프엑스기어는 최근 중국 내 합자법인 설립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암초에 부딪혀 대기업들도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하는 가운데 오히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대륙 공략에 나선 것이다.

최 대표는 “사드 문제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많은 에프엑스기어도 매출이 더 날 수 있는 상황인데 기대치만큼 나지 않는 상황을 겪었다”면서 “하지만 기술과 제품성·상품성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중국 진출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드 문제가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합자법인 설립 시기를 당겨준 셈”이라며 “비즈니스의 어려움을 중국 측 파트너사와 함께 해결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에프엑스기어는 중국 내 합자법인 ‘적성(赤星)과학기술유한회사’를 설립하고 중국PC방연합회와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적성과학기술과 중국PC방연합회는 일반 PC방에서도 VR로 게임과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에프엑스기어의 자체 기술로 제작된 VR 헤드셋 ‘NOON VR+’과 게임 플레이용 소프트웨어인 ‘Remote VR for Game’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또한 PC방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NOON VR+ 기기도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에프엑스기어는 이우(義烏)시를 시작으로 향후 중국의 다른 도시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이우시는 경공업 산업이 발달한 도시로 IT에 대한 관심이 많고, 중국 물류의 70~80%를 차지한다”면서 “이러한 네트워크로 인해 지원·투자 유치 등에 있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수출하다 보니 물류에도 유리하고, 이우 시에서도 공영방송에서 취재를 나올 정도로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북경에 지사가 있고, 상해도 검토했지만 이우를 시작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MOU 체결은 기술적으로 ‘Remote VR for Game’이라는 SW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SW는 PC화면을 바로 VR 헤드셋으로 볼 수 있게 하는 리모트 기능을 게임 플레이 및 영상 재생에 최적화해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PC 화면에서 재생되는 콘텐츠를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NOON VR 전용앱에 전송함으로써 모니터 화면으로만 즐기던 온라인 PC 게임을 VR 헤드셋을 통해 대형화면에서 보듯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게 한다.

에프엑스기어는 이번 중국 진출을 위해 PC와 VR 간의 무선 스트리밍의 지연 시간을 FPS(1인칭 슈팅게임) 게임도 구동 가능한 수준으로 대폭 줄이는 등 획기적인 업그레이드을 진행했다.

2016년 말 기준 중국에 있는 PC방 수는 약 10만개로 추정된다. 각 업소당 평균 100대가 넘는 PC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최대 1000만대의 기기 보급이 가능하다는 게 에프엑스기어 측의 계산이다.

에프엑스기어는 지난해 12월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중국 난징(南京) 시내에 위치한 대형 백화점에 ‘에프엑스미러’ 가상 피팅 솔루션을 공급하며 중국 패션·유통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삼성 등 대기업들은 자사 기기에만 최적화하면 되지만, 우리는 모든 기기에서 범용성을 갖춰야 했다”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모바일 폰의 종류가 다양해서 모든 폰에 최적화된 균일한 퀄리티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앱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에프엑스기어의 장점은 플랫폼 제약이 없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구글이 유튜브 플랫폼 외 다른 플랫폼을 지원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반대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많은 플랫폼에 범용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더 나아가 중국 매출 비중을 북미와 유럽시장만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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