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P2P금융시장, 고금리 및 누드사진 담보 요구 파문···당국 제재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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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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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BRC 홈페이지]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핀테크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 떠오른 P2P(Peer to Peer lending)금융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1일 한국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47개 회원사의 누적 대출액은 약 1조원(9901억5000만원)에 달했다.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된 국내 P2P금융 산업은 중국과 미국 등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국내보다 10여년 이상 앞서 P2P금융이 시작됐던 중국과 미국의 굴지 업체들은 내부 비리와 대출회수 부실 등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P2P금융을 도입 후 전폭적인 규제 완화책을 유지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대출자에 대한 고금리 압박과 일부 대학생 고객에 대해 누드사진 담보를 요구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중국 금융당국은 고강도 제재안을 꺼내 들었다.
 

국내 P2P금융업체 누적 대출액 [사진=한국P2P금융협회 홈페이지]
 

◆중국 P2P금융업체, 누드사진 담보 요구 등으로 영업 금지

21일 인민일보와 홍콩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일부 P2P금융업체들이 높은 이자로 폭리를 취하고 누드사진 담보를 요구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자 대학생 대상 영업을 전격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CBRC·은감회)와 교육부 등은 공동으로 지시문을 배포하고 인가받은 일부 은행만 대학생 대상 대출 영업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은감회는 또 모든 P2P금융업체에 대학생 대출영업 실적이 있는 온라인 대출업체에 구체적인 사업철수 일정을 당국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중국 금융당국의 조치는 중국 대학생들이 스마트폰 등을 구매하기 위해 P2P금융업체에서 소액 대출을 받았지만 감당하기 높은 이자로 인해 개인 파산 등 사회문제가 발생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일부 P2P금융업체는 대출을 요구한 여대생에게 나체사진을 담보로 잡고, 만기에 상환을 못한 경우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거나 매춘을 강요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중국 은감회는 ‘자금 관리자’를 이용해 판촉 홍보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초창기 P2P금융산업을 키우기 위한 규제 완화 정책이 부메랑으로 돌아오자 업체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인 셈이다.
 

[그래프 출처=왕다이즈자]
 

◆신개념 금융, P2P금융이 파고든 중금리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P2P금융 시장은 하루 아침에 형성된 것은 아니다. 1금융권인 은행과 2금융권인 저축은행 사이에서 벌어진 틈새 시장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불러왔다. 국내 금융시장의 고질병으로 꼽힌 신용등급에 따른 왜곡된 금리 배분의 문제가 밑바탕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예를 들어, 은행권에서 2~5% 내외 신용대출을 이용하던 고객이 어떤 사유로 인해 은행권 신용등급을 벗어나는 순간 20% 내외의 고금리 시장에 내몰렸던 것이다.

시장 내에 수요 측에서는 분명히 중신용자들이 존재하지만, 공급 측에서는 중금리 상품이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 그러나 왜곡된 상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금융산업 내 경쟁 격화 및 신용평가 기술의 발달 등에 힘입어 중신용자들의 수요에 부응한 상품시장이 마침내 탄생했기 때문이다. 중신용자들에게 중금리를 매기며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은 P2P금융 산업은 투자자 보호와 신용평가모델 구축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 앞서 P2P금융시장의 명과 암을 경험한 중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에서는 지난 2007년 P2P금융 도입 이후 그동안 난립했던 중소형 플랫폼이 줄어들고 대형 플랫폼 위주로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인다.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P2P 금융플랫폼 구조조정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50개에 불과했던 P2P금융 플랫폼은 2015년에는 3433개로 폭증했다. 이후 2016년 말 2448개, 2017년 3월 2281개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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