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너지자동차 개발 집중… 2025년 700만대 '글로벌 톱10' 목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6-15 16:1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중국의 '자동차 굴기'

  • 내년부터 완성차업체 대상 8% 쿼터제

  • 정부 계획, 미세먼지 해결에 도움될 듯

아주차이나 김중근 기자 = 2020년. 지금부터 3년 후면 중국 도로에 200만대의 신에너지자동차가 굴러다니게 된다. 그리고 다시 5년 후인 2025년에는 700만대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자동차 굴기’를 향해 본격적인 시동을 건 것이다.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1천억 위안(16조5000억원) 규모의 매머드급 자동차 부품회사를 육성하고, 2025년까지 로컬 자동차와 부품 회사를 글로벌 톱10에 진입시킨다는 내용의 중장기 발전 계획을 내놓았다고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이 최근 밝혔다. 중국 당국이 자동차산업에 대한 중장기 청사진을 내놓은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등 3개 부처가 공동 발표한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규획(이하 규획)’에 따르면 신에너지자동차 연간 생산과 판매량을 2020년까지 각각 200만대로 늘리고, 2025년까지는 각각 70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또 2025년에는 자동차 생산과 판매량이 모두 3500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과 판매량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각 2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는 2020~2025년 사이 중국 신에너지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여기에는 신에너지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중국=미세먼지 진원지’라는 오명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겠다는 의미도 담긴 듯하다.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자동차 생산과 판매량은 각각 51만7000대와 50만7000대였다. 중국 전체 자동차 생산과 판매량은 2811만9000대와 2802만2000대였다.

2016년의 실적을 감안하면 신에너지자동차의 생산과 판매 속도를 4년 후 각각 5배(200만대)로, 9년 후 각각 14배(700만대)로 늘리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1천억 위안 규모의 매머드급 자동차 부품회사를 육성시키고, 2025년까지 로컬 자동차와 부품 회사를 글로벌 톱10에 진입시키겠다고 밝힌 것은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규모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중국 완성차와 부품제조사들은 기술 수준이 낮고 핵심 부품 기술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발표한 ‘2016 중국 신차품질조사’에 따르면 중국 로컬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의 품질 격차가 좁혀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정한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 기술에서 격차가 두드러진다.

그러니까 중국 정부의 자동차 산업 중장기 청사진은 기술력을 높여 중국 내 자동차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중국 로컬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4년 38.4%에서 2015년 41.3%, 2016년 43.2%, 2017년 1분기 45.7%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한국계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9.0%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2015년 7.9%, 2016년 7.4%, 2017년 1분기 4.6%)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2800만대를 넘어섰다. 판매량에서 200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8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한 토종 브랜드는 아직까지 하나도 없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규획에는 2025년까지 자동차 핵심 분야의 스마트화 실현과 자동차 에프터서비스 시장의 비중 제고(55%까지) 전략이 포함돼 있다. 또 카 셰어링(자동차 공유)과 스마트 교통 등 관련 기술의 융합과 응용을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규획에는 1994년 이후 중국 공장의 외국자본 지분율을 50% 이하로 제한한 외국기업의 시장 진입 조건도 점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다. 비록 구체적인 시간표는 없지만 중국 당국이 합작규제 완화를 적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규획은 지난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 전략 중 자동차 산업 관련 부분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정학회 푸위우(付于武) 이사장은 “중국제조 2025 전략에서 제시한 전략 목표와 방향을 구체화한 버전”이라고 규획을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전체 생산량에서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비중을 8% 이상으로 하는 ‘신에너지자동차 쿼터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여기에 다국적 완성차 업체들이 가세하면 신에너지자동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중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직접적인 보조금 혜택이 아닌 다른 방식의 지원책들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억 인구대국 중국이 본격적인 ‘자동차 굴기’를 시작했다. 우리가 중국발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워질 날도 그만큼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우리 자동차 업계로서는 긴장되는 일이겠지만, 맑은 공기를 쐴 수 있다니 이 또한 기쁜 일 아닌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