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칼럼] ​상품기획자, 중국’, 시장 창조와 일자리 창출에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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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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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

[김상철 前 KOTRA 베이징/상하이 관장] 요즘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도시는 선전(深圳)이다. 창업의 메카이자 혁신의 상징적인 도시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고 있다. 면적은 서울의 3배 정도이고 인구는 1300만 명이며, 평균 연령은 28세에 불과하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도시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내에서 운행되는 버스의 80% 이상이 전기차이고, 2020년까지는 100%가 될 것이라고 한다. 지하철은 현재 12개 노선이나 곧 18개 노선으로 확충될 예정이다. 시내 곳곳에는 주황색 혹은 노란색 자전거가 즐비하며, 시민들이 편리하고 저렴하게(30분당 약 80원)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이 서비스가 행해지고 있는데 서울하고 다른 점은 빌린 장소로 도로 반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알리페이 혹은 위쳇페이 등으로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며, 이용의 편이성과 부담없는 비용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중국에는 현금이나 카드를 갖고 다니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다.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다니면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이다.

지난 주 상하이에서 개최된 'CES ASIA'라는 중국판 소비자가전박람회에서도 단연 선전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었다. 미국 CES와 마차가지로 가전제품보다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신차(新車) 홍보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더 이상 자동차가 기계 제품이 아닌 전자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중국에서도 실감하게 된다.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DJI(大疆创新科技有限公司'가 눈에 크게 띈다. 가상의 세계를 현실화시켜 나가고 있는 선전을 대표하는 기업 중의 하나이다. 지난 2006년 종업원 80명의 헬리콥터 조립회사로 출발하여 현재는 8000명으로 인원이 늘어났다. 2∼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팬텀(Phantom), 인스파이어(Inspire), 매믹(Mavic), 스파크(Spark) 등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는 추세이다. 해외에는 유일하게 서울의 홍대에 플래그십 스트어를 설치하여 한국 소비자들도 즐겨 찾는 장소가 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해야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기능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기업은 ‘광치과학(光啓科學)’이다. 우리에게는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아이먼맨 슈트(Iron Man Suit)' 개발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뛰는 기업 위에 나는 기업이 있다고 소개되고 있을 정도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미국 유학파 박사 인력 5명이 단돈 4000만원으로 창업되었다. 현재 종업원 수는 2600명이며, 지난해 매출액은 540억원에 달한다. 홍콩 증시에 상장되어 있으며, 시가 총액은 약 3조원이다. 아이언맨 슈트’ 이외에도 ‘트래블러(열기구 풍선)'와 ‘클라우드(비행선)’등을 개발하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속 74Km의 속도에 20∼30Km의 상공에서 35∼45분간 비행할 수 있는 기술력이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각종 규제와 제도의 미흡으로 인해 시장에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이 기업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현재의 캐시 카우(Cash Cow)는 금속재료와 카메라 지문인식기에서 나온다. M&A를 통한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미래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로 잔뜩 부풀어 있기도 하다.

* 성공적 창업 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장 이상적

선전 기업들의 성취와 도전은 우리에세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들은 어떻게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만들어 선도자가 될 수 있는가에 골몰한다. 비록 원천기술이 없다고 할 지라도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하여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품 개발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상품 기획자에 가깝다. 상품 창조와 시장 창조라는 중국식 ‘창조 경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는 평가할 수 있다. 14억이라는 거대인구를 가진 중국이라는 시장이 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선전을 비롯한 중국의 대도시에는 이러한 창업 기업이 넘쳐난다. 운좋게 대박을 차지하는 기업도 나오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쪽박을 차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살패와는 무관하게 끊임없는 도전이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에 대한 지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보다는 창업에 더 관심이 많으며, 1인 창업보다는 동업 창업이 문전성시이다.

부러운 것은 창업을 통해 성공한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DJI'나 “광치과학’의 사례와 같이 단기간에 시장에서의 성공을 통해 수천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중국에 많다. 우리와는 무척 대조적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창업보다는 대기업 취업, 공시(공무원 시험) 등에 물리고 있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어느 것이 국가의 경쟁력 제고와 장래에 도움이 되는 지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한계이자 현실이다. 중국에는 있는데 우리에게는 없는 것이 있다. 가까운 미래에 뜰 수 있는 현실적인 기술 혹은 상품을 보는 시야가 우리에게 없다. 내수시장이 좁다고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생겨나는 새로운 창업 상품이 거의 전무하다. 정부의 R&D 혹은 창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크지만 시장과 괴리되어 전부 겉돌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소기업과 창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속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곳은 결국 기업이고, 기존 기업도 중요하지만 성공적인 창업 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가 가장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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